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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변화시키는 작지만 아름다운 연결, 소셜벤처 크래프트링크 고귀현 대표

STORY/Passion 피플

 

 

불굴의 의지가 담긴 체 게바라의 붉은 팔찌, 비극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삶의 용기와 의지를 엮은 프리다 칼로의 팔찌, 하늘과 땅을 새하얗게 덮은 환상의 사막 우유니 팔찌… 크래프트링크가 선보이는 수공예품 컬렉션에는 좋은 느낌, 그 이상의 영감이 녹아 있습니다. 수공예품 판매 수익금은 이를 직접 생산한 남미 원주민 여성과 아이들, 그리고 한국의 미혼모의 자립을 위해 쓰이는데요. 수공예품을 통해 사람과 세상을 연결하는 ‘크래프트링크’뿐 아니라 비건(채식주의자)을 위한 패션 브랜드 ‘마리스 파인애플’과 행사를 위한 텀블러 쉐어링 서비스 브랜드 ‘슬라부’를 통해 사회적 임팩트를 키우며 지속 가능한 라이프 스타일을 리드하는 사회적기업가, 크래프트링크의 고귀현 대표를 만나보았습니다.

 


 

_ 소비와 나눔의 가치를 새롭게 하다

 

 

 
 

“크래프트링크의 제품들이 특별해 보이신다고요?

사실 시장에는 비슷한 제품이 정말 많거든요.

홍대 플리마켓에 가면 더 저렴하고 다양한 컬러의 수공예품을 구입하실 수 있고요.

 ‘경쟁자가 이렇게 많은데 어떻게 시장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 고민했죠.

첫째가 퀄리티, 둘째가 제품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부여하는 거였어요.

비슷한 제품 속에서도 저희 제품을 구별해낼 수 있는 힘이

바로 여기서 나온다고 보거든요. 

크래프트링크의 생존전략인 셈이죠.”


사회에 필요한 변화를 만들자는 목표로 크래프트링크를 창업한 고귀현 대표. 그는 대학생 시절 남미로 여행을 떠났다가 사회적기업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길거리에서 수공예품을 팔거나 구걸하는 원주민 여성과 아이들을 보면서 이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지만 기부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죠. 그리곤 한국에 돌아와 사회적기업에 관한 강연을 들은 뒤 번개를 맞은 것처럼 사업 계획서를 쓰게 됐다고 말합니다. 크래프트링크 창업의 시작이었죠.


 

 

“좀 더 지속 가능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남미 원주민 여성들과 교류하고 싶었어요.

한국에서 기부금을 받아 이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좋은 제품을 좋은 가격에 거래하는 방식으로요.

남미 수공예품에 한국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를 담아서

‘이 가격에 살 만하시다면 사세요’라고 권하는 거예요.

남미 원주민에게는 ‘당신이 만든 제품에 이만큼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일자리와 돈을 제공합니다’라고 전하고요.

기부는 아무래도 시혜적인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거래는 ‘평등’하다는 큰 장점이 있어요”


 

 

이렇게 탄생한 크래프트링크의 남미 컬렉션은 한국 미혼모들의 자립을 위한 코리아 컬렉션으로 이어졌는데요. 지난 4월~5월 초, 미혼모들이 직접 생산한 수공예품으로 네이버 해피빈에서 진행한 ‘매듭 카네이션’ 펀딩은 놀라운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목표액인 300만 원을 1,740% 초과 달성한 5천 221만 원을 모금하며 펀딩을 마쳤는데요. 미혼모를 위한 일시적 기부가 아닌, 미혼모의 일자리와 자립을 위해 일하는 크래프트링크의 진정성이 통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코리아 컬렉션을 위해 수많은 미혼모분들을 만나면서

그분들이 처한 현실의 어려움을 절실히 느꼈어요.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할 뿐만 아니라

취약한 상황에서 느껴지는 정신적 스트레스조차 

내보낼 곳이 없는 분들이었죠.

한 달 생활비도 안 되는 지원금으로

매달, 몇 년을 버티신 게 기적적으로 보일 정도였어요.

코리아 컬렉션을 통해 미혼모들에게

경제적으로 드라마틱한 변화가 생긴 건 아니지만

차츰 변화하는 과정에서 ‘나도 무언가 할 수 있구나’라는

안정감이 느껴졌다는 미혼모분들의 피드백을 받았을 때 보람을 느꼈습니다.”


크래프트링크는 얼마 전, 유엔난민기구와 함께 난민 구호를 위한 팔찌를 기획해 수익금 800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는데요. 국제기구뿐 아니라 유기동물 입양단체인 ‘유행사(유기동물 행복 찾는 사람들)’, 유기농 생리대 글로벌 기업인 ‘라엘’ 등 의미 있는 활동을 하는 단체나 기업 간 협업을 통해 임팩트를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기존 남미나 코리아 컬렉션은 생산자 중심의 문제를 다뤘어요.

생산자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회적 임팩트만을 고민했던 거죠.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우리의 제품 기획력과 시스템 역량으로

사회에 좋은 가치와 메시지를 지닌 단체나 기관과 협력해

더 다양하게 임팩트를 확장하고자 해요.

다가오는 6월에 출시되는 라틴 컬렉션 시즌6에서는

야생동물을 테마로 ‘세계자연기금’과 협력할 예정인데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_ 수공예품을 구독하다, 임팩트스크립션

 

 

 
 

크래프트링크에는 특별한 정기 구독 서비스가 있습니다. 이른바 ‘임팩트스크립션’인데요. 구독자가 매월 1만 원의 구독금을 내고, 마치 잡지를 받아보는 것처럼 남미 원주민 여성들과 한국의 미혼모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구독금은 수공예품을 직접 생산한 이들의 지속적인 경제 활동과 자립을 위해 전달되는데요. 여기에는 사회적기업가로서 크래프트링크를 이끌어온 고귀현 대표의 깊은 고민이 배어 있습니다.


“취약계층일수록 계획적인 수입과 지출이 중요하거든요.

1년에 받을 수 있는 지원금 총액이 큰 것도 좋지만

조금씩이라도 매월 지속적인 수익이 생기면

삶을 더욱 계획적으로 꾸릴 수 있죠.

취약계층이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변화를 ‘10’으로 봤을 때

기부나 원조라는 방식은 ‘5’ 이상을 넘기기 힘들거든요.

임팩트스크립션과 같은 시스템을 통해 기부만큼은 아니지만

‘2’나 ‘3’의 가능성을 더하는 거죠.”


임팩트스크립션은 구독자에게도 설렘을 안깁니다. 정기 구독을 통해 후원을 이어나가는 한편, 퀄리티 높은 남미 수공예품과 미혼모가 만든 수제 캔들이나 천연 비누 같은 제품을 깜짝 선물처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구독자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고 하는데요. 고귀현 대표는 소셜벤처로서 크래프트링크의 탄탄한 운영 시스템과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은 ‘SK-KAIST 사회적기업가 MBA’과정을 통해 발전했다고 말합니다.


 

 

“크래프트링크를 창업하고 

활동으로 그치느냐, 사업으로 지속할 수 있느냐는 중요한 기로에 섰을 즈음, 

‘SK-KAIST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을 공부했어요.

MBA에서 교수님과 동료들, 멘토분들과 만나면서

경영을 위한 소비자 분석을 배우고, 제품 기획을 새롭게 하게 됐죠.

개인적으로 MBA 과정이 아니었다면

매일 조바심을 느끼며 일을 하다가

결국 이 길을 포기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사회적기업가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얻게 되었어요.”


고귀현 대표는 사회적기업가로서의 커리어는 ‘블루오션’이라고 말합니다. 0에서 1까지 가기는 무척 어렵지만, 1을 만든 사람들이 적기 때문에 그만큼 받을 수 있는 하이라이트도 크다고 전하는데요. 직장인으로 정년을 다 채우더라도 누구나 언젠가는 창업을 해야 하는데 기왕이면 잃을 것이 적은 젊은 시절에 창업 근육을 키우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덧붙입니다.


 

 

“제가 처음 창업을 할 당시엔

사회적기업으로서의 성공사례가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0에서 1을 만든 사람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어요. 

이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지평을 넓혀가는 기회를 얻게 됐죠.

물론 지금 당장의 행복이 중요한 분들도 있고,

당장 돈을 벌어야 하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사회적기업가로서 성공할 수 있는 근거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을 전하고 싶네요.”

 

 

 

_ 연결과 변화, 크래프트링크가 그리는 미래

 

 

크래프트링크의 직원들은 근무 공간과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아이돌봄 지원과 필요한 교육이나 강의를 전액 지원받을 수 있는 트레이닝 제도도 있죠. 올해부터는 연차나 직급과 관계없이 한 해의 당기순이익을 균등하게 배분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이러한 파격적인 제도에는 ‘좋은 인재와 함께 일하고 싶다’는 고귀현 대표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저희도 좋은 인재를 뽑아야 하는데

사회적기업의 임금이나 연봉으로 그분들을 데려올 수가 없잖아요.

‘내가 만약 회사에 다닌다면 불편함은 무엇일까’에서부터 시작했죠.

다른 기업이 쉽게 시도하지 못하는 옵션들을 제공함으로써

좋은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게 됐어요.

얼마 전 저희와 합류하신 분은 포브스에서 선정한 ‘30 Under 30

(30세 이하 영향력 있는 젊은 리더 30명)’ 마케팅 분야에 뽑힌 분인데요.

하루 4시간 원격으로 일하시는데도 성과가 대단하세요.”

 

수공예 시장에서 연결과 변화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내는 것에서 출발한 크래프트링크는 앞으로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리드하는 브랜드 커머스가 되고자 하는 목표를 지니고 있는데요. 고귀현 대표는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는 많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거나, 퀄리티가 떨어지는 등 여러 가지 한계를 갖고 있어 여전히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적다고 말합니다. 


크래프트링크와는 독립된 브랜드로 비건을 위해 파인애플에서 추출한 원단으로 만든 가방이나 패션 소품을 선보이는 ‘마리스 파인애플’이나 컨퍼런스나 세미나와 같은 행사에서 플라스틱 컵 대신 텀블러를 쉐어링할 수 있는 서비스인 ‘슬라부’ 역시 크래프트링크가 그리는 미래를 향한 다양한 시도들입니다.


 

 

“일반 기업가와 사회적기업가를 정의하는 방식은 다양해요.

일반 기업도 사람들이 겪는 불편이나 문제를 해결한다는 차원에서는 

사회적 기업이라고 볼 수도 있죠.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사회적기업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크래프트링크는 시장과 소비자 트렌드를 따라 얼마든지 변화하겠지만

모든 의사 결정에서 사회적기업가로서의 무게 중심은 

끝까지 가져가고 싶은 바람입니다.”

 

 

크래프트링크가 전하는 이야기는 감각적이고 세련된 남미 수공예품에 관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조금 더 나은 세상으로 변화하는 삶의 방식에 관한 이야기였죠. 남미 원주민 여성들과 아이들을 돕고 싶었던 대학생 여행자에서, 미혼모를 비롯한 취약계층을 위한 지지기반을 만들고 지속 가능한 자립을 돕는 사회적기업가가 되기까지… 크래프트링크 고귀현 대표가 지나온 시간과 경험들 속에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분명한 확신과 의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앞으로 크래프트링크가 세상에 선보일 무궁무진한 연결과 변화를 기대하고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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