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도시 꿈꾸는 뉴욕, 실리콘밸리에 도전장을 내다

TECH/IT 트렌드

 

 

‘세계의 수도’라 불리는 세계 경제 문화의 중심지 뉴욕. 그러한 뉴욕이 이제는 IT산업에 눈을 돌려 실리콘밸리의 아성에 도전합니다. 최근 뉴욕시는 스타트업의 산실이 될 공과대학원 코넬테크의 준공식을 마쳤으며, 맨해튼 곳곳에는 거대 IT 기업들이 몰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세계 최강 IT도시를 꿈꾸는 뉴욕의 변화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제2의 실리콘밸리 꿈꾸는 뉴욕의 야심작, 코넬테크

 

 

▲ 미국 뉴욕 루즈벨트 아일랜드에 위치한 코넬테크 캠퍼스
(출처: Cornell Tech)

 


지난 8월13일 미국 뉴욕시 맨해튼 동쪽의 작은 섬, 루즈벨트 아일랜드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빌 더블라지오 현 시장,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등 뉴욕의 거물 정치인이 모두 모였습니다. 금융과 패션, 미디어 도시인 뉴욕을 ‘제2의 실리콘밸리’로 바꿔줄 코넬테크(공과대학원)가 프로젝트 출범 6년만에 준공식을 가진 겁니다.

 

이 프로젝트는 2011년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출범시켰습니다. 뉴욕의 중심 산업인 금융업과 미디어, 패션업, 법률과 회계서비스 등이 핀테크와 인터넷, 소셜미디어 등 부상으로 활력을 잃어가자 사비 1억달러(약 1130억원)와 맨해튼의 땅(18만5000여㎡를 99년 무상 대여)를 주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대학을 유치한 겁니다. 실리콘밸리의 발전 뒤에는 스탠퍼드대가 있고, 케임브리지-보스턴 지역에는 하버드대와 MIT가 있는 것처럼 대학을 기반으로 도시를 발전시키려는 전략입니다.


스탠퍼드 MIT 등 18개 유명 공대가 몰려들었고 아이비리그 대학중 하나인 코넬대가 선정됐습니다. 공학에선 인지도가 떨어지는 코넬대가 뉴욕시에서 맘먹고 최고의 공과대학원을 키워내겠다는 구상이 블룸버그 전 시장을 사로잡은 겁니다.


코넬테크는 2012년 설립돼 맨해튼 첼시 지역의 구글 빌딩에 우선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캠퍼스 공사는 계속됐습니다. 하지만 캠퍼스가 준공되기도 전에 그새 학생과 졸업생들은 12개의 스타트업을 만들었습니다. 


준공된 캠퍼스내 ‘블룸버그센터’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컴퓨터과학 등 5개 연구소와 관련 공학석사 및 경영학석사(MBA) 과정이 들어섰습니다. ‘브릿지’란 이름의 산학협동을 위한 건물에는 씨티그룹과 헷지펀드 투시그마, 초콜릿회사 페라로가 입주했으며 38여개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도 자리잡았습니다. 씨티그룹은 이 곳에서 직원 70~80명, 코넬테크 학생들과 함께 빅데이터, 사이버보안, 사물인터넷(IoT) 등을 공동연구할 계획입니다. 한편, 통신사 버라이즌이 5000만달러를 기부하는 등 10여개 기업이 멘토십 제공 및 기부에 나섰습니다. 또, 뉴욕타임스 페이스북 등과는 공동학위 과정을 설치했습니다.

 

 

  

뉴욕시에 불어온 테크 붐, 어떻게 시작됐나

 

 

뉴욕의 테크 붐은 1990년대 중반 맨해튼의 첼시, 미드타운, 유니온 스퀘어 일대에 실리콘앨리(Sillicon Alley)가 형성되면서 싹텄습니다. 당시 아시아 금융위기 등으로 뉴욕 경기가 침체를 겪으면서 뒷골목에 빈 사무실이 늘어나자 그 곳에 인터넷 기반 스타트업들이 입주하며 시작됐습니다. 그래서 실리콘밸리에 골목길(Alley)이란 말을 붙여 실리콘앨리란 말이 생겨났습니다.


이들은 뉴욕에서 무럭무럭 자라났습니다. 뉴욕은 세계 경제의 중심지로 다양한 산업군의 글로벌 인재가 넘쳐납니다. 또 뉴욕은 돈이 넘쳐흐르는 곳입니다. 뉴욕시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은 1조6080억달러(2016년)로 우리나라 전체 GDP(1조4110억달러)보다 많습니다. 게다가 월스트리트엔 이런 돈을 투자할 곳을 찾는 수많은 벤처캐피털이 있습니다. 인재와 돈이 몰리면서 뉴욕의 기술 기업들은 전성기를 맞고 있습니다.


▲ 뉴욕 맨해튼에 설립된 테크 기업들

(출처: thesquarefoot)

 

 

뉴욕시에는 현재 1만여개에 달하는 스타트업이 있고, 그 가운데 사무실공유업체인 위워크, 음식배달 스타트업 블루에이프런, 안경을 혁신시킨 와비파커 등은 유니콘으로 자라났습니다. 2010년 맨해튼의 작은 건물에서 시작된 위워크는 현재 한국 등 16개국에 사업장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 소프트뱅크로부터 44억달러 투자를 받기도 했죠. P2P(개인 대 개인) 대출업체 ‘렌도’, 크라우드펀딩 업체 ‘킥스타터’, 인터넷 언론 ‘비즈니스 인사이더’, 허핑턴포스트’, ‘버즈피드’, 온라인 벼룩시장 ‘엣시’ 등이 뉴욕의 텃밭에서 성장한 곳들입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블랙록 등 뉴욕의 금융회사들도 핀테크 등 기술에 집중 투자하면서 최근 월스트리트회사들은 실리콘밸리 기업들과 최고의 정보통신(IT) 분야 인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채용한 신입 직원 가운데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 등 'STEM(스템)'을 전공한 사람은 37%에 달합니다. 또 세계 3만4000명의 직원 가운데 엔지니어가 30% 수준인 1만명에 이릅니다. 이 때문에 골드만삭스는 최근 금융업계의 구글이라고 불릴 정도입니다.


이는 컴퓨터 알고리즘에 기반한 퀀트 투자 비중이 커지며 IT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또, 페이팔 등 실리콘밸리 핀테크 회사들이 약진하면서 기술에서 뒤처지면 금융산업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IT기업의 새 개척지, 뉴욕

  

  

▲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구글빌딩

 

 

뉴욕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도 뉴욕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지난 9월 맨해튼 33번가에 있는 36만평방피트 규모의 건물에 15년 입주 계약을 맺었습니다. 34번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옆에 물류센터와 아마존북스를 개점한 아마존이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것입니다.


2000년부터 맨해튼에 사무실을 운영해온 구글은 2010년 맨해튼 남부에 일명 구글빌딩을 19억달러에 매입하고 동부 헤드쿼터를 설치한데 이어 최근 주변의 18만평방피트 규모의 건물을 임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구글은 맨해튼에만 3000명 이상의 직원이 90만평방피트 규모의 사무실을 쓰고 있습니다.


구글 근처에는 페이스북도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2007년 맨해튼에 사무실을 열고 마케팅 및 광고 업무를 해왔으며 2012년 그랜드센트럴 터미널 근처에 엔지니어링 센터를 설립했습니다. 

 

 

 

IT도시 성장 가늠할 뉴욕시의 두 가지 시험

  

  

이런 뉴욕시가 최근 IT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두 가지 시험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내년 초부터 맨해튼 시내에서 제너럴모터스(GM)가 자율주행차 테스트를 실시합니다. 자율주행 실험은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주 일대에서 주로 실시되어 왔지만, 교통지옥으로 불리는 뉴욕에서는 전례가 없습니다. 이미 GM의 엔지니어들이 맨해튼 남부 8㎢의 지형과 교통상태 등을 파악해 소프트웨어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뉴욕에서의 테스트는 자율주행차 상업화 시기를 가늠할 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겨울 기후가 좋지않은데다 엄청난 정체, 공격적 운전자들이 있는 뉴욕에서 실험이 성공한다면 자율주행차 상업화는 예상보다 앞당겨질 전망입니다.

 

또 뉴욕시는 아마존 제 2본사 유치를 위해 뛰고 있습니다. 최근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등 맨해튼 빌딩 조명을 아마존을 상징하는 오렌지색으로 바꾸며 “아마존 오렌지”라고 명명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아마존은 그동안 380억달러를 시애틀에 투자했으며, 4만 명을 고용해 관련 일자리 수십만개를 창출한 바 있어 시애틀은 최고의 도시로 급성장하게 되었죠. 이처럼 아마존이 온다면 뉴욕시가 세계적인 IT도시로 거듭나는 건 시간 문제일 겁니다.

 

 

세계의 흐름을 주도하던 뉴욕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혁신적인 변화가 불가피했습니다. 서부의 실리콘밸리에 비해 IT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다소 약했던 뉴욕은 과거에 대한 반성과 함께 본격적으로 IT 경쟁에 뛰어들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지난 9월 준공된 코넬테크는 곧 뉴욕의 미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뉴욕이 과연 ‘제2의 실리콘밸리’라는 원대한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 공유하기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 2326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