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 속 순간이동은 언제쯤 가능할까? 워프&양자통신

TECH/반도체 Story



닌텐도 스위치의 국내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최신작 ‘슈퍼마리오 오디세이’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닌텐도의 마스코트 마리오는 게임을 몰라도 누구나 다 알만큼 친숙한 캐릭터죠. 게임 속 전직 배관공인 마리오는 녹색 파이프를 통해 눈 깜짝할 사이에 다양한 세계로 이동합니다. SF영화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이 장면은 ‘워프’ 기술과 흡사한데요. 그렇다면 과연 현실에서도 마리오처럼 워프가 가능할까요? 지금부터 워프 기술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정보를 빛의 속도로 전송하는 양자통신까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워프, 과연 현실에서도 가능할까?

 

 

▲ NASA에서 공개한 우주선의 콘셉트.

주위를 감싼 것이 ‘알큐비에레 워프 드라이브’이며, 이름은 영화 ‘스타 트렉’의 ‘USS 엔터프라이즈’를 본뜬 ‘IXS 엔터프라이즈’이다.

(출처: NASA) 

 
 

‘워프(Warp)’란 초광속(빛보다 빠른 속도, Faster Than Ligh) 기술의 한 종류로, 공간을 왜곡시켜 짧은 시간에 먼 거리를 이동하는 기술입니다. 쉽게 SF 영화에서 우주선이 워프를 시도할 때 공간이 일그러지면서 순식간에 다른 장소로 날아가는 모습을 생각하면 됩니다.


우주선을 타고 빛의 속도로 빠르게 날아가면 원하는 행성까지 순식간에 도달할 수 있겠지만, ‘양의 질량을 가진 모든 물체는 빛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없다’는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이것은 불가능합니다.


그 대신 먼 거리를 줄여 버리는 것이 바로 워프인데요. 워프는 이론상 가능한 기술이지만, 기본이 되는 공간 왜곡부터 현대 과학으로는 재현이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공간 왜곡이 일어난다고 해도 그 안에서 일어나는 열과 압력을 버틸 수 있는 물체도 아직 없죠.


현재 미국의 NASA에서는 미국의 태양계 내와 성간 공간 진출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해당 연구가 성공하면 광속의 10배에 달하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NASA 측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먼 곳의 정보를 빠르게! 양자통신

 

 

▲ 중국은 양자통신위성 ‘묵자호’를 이용해 1200㎞가 넘는 장거리 양자통신에 성공했다.

(출처: CCTV)

 

 

아직 물체를 먼 곳에 보내는 워프는 불가능하지만 정보를 빠르게 보내는 기술은 가능합니다. 바로 ‘양자통신’이라는 기술인데요. 양자통신은 빛의 최소 단위인 광자(光子)에 정보를 실어 보내는 방식입니다. 또 지구상에서 가장 안전한 정보 전달 수단으로, 금융·군사용 등 보안 분야의 기술로도 관심도가 높습니다.


지금도 빠른 통신이 가능한데 이게 무슨 소용이겠느냐 싶겠지만, 현재 방식으로는 장거리 통신에 딜레이가 생긴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뉴스에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현지 특파원과 연결해 대화할 때 몇 초의 공백이 있는 것처럼 말이죠.


당연히 통신하는 거리가 더 멀어지면 통신 딜레이 역시 더 길어집니다. 지구와 달에서의 통신 공백은 약 20분인데, 그보다 거리가 더 멀어지면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조차 하루 종일 걸리겠죠.


양자통신 이론은 1984년 IBM의 찰스 베넷 박사와 캐나다 몬트리올대의 자일스 브라사드 교수가 처음 제시했습니다. 이들이 발표한 양자암호는 양자역학을 이용해 통신자끼리 일종의 일회용 난수표를 주고받는 방식이었죠.


이후 1993년, IBM 연구진은 실제로 광자를 원격 전송하는 데 성공하면서 양자통신의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이어 중국에서 12.5㎞, 캐나다에서 8.2㎞ 떨어진 거리에서 양자통신에 성공했습니다. 미국 역시 지난 2015년 100㎞ 떨어진 거리에서 성공했고요. 하지만 이는 모두 지상의 케이블을 이용한 방식이었습니다.


위성을 이용한 양자통신은 지난 2017년 6월 16일, 중국에서 처음으로 성공했습니다. 중국은 1203㎞ 떨어진 두 지상 관측소인 ‘더링하’와 ‘리장’에서 양자통신위성 ‘묵자(墨子)호’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양자 정보를 순식간에 이동시켰습니다.


이번 실험의 성공으로 양자통신이 1200㎞가 넘는 장거리 통신도 가능하다는 걸 입증한 셈이죠. 이처럼 위성을 이용한 장거리 양자통신은 중국과 유럽 간 대륙 양자통신 실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해당 실험이 성공하면 양자통신위성 2~3개만으로 지구 어느 곳에서나 양자통신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차세대 반도체 물질, 양자

 

 

컴퓨터는 반도체의 진화에 발맞춰 빠르게 발전해왔습니다. 미세공정의 발전은 반도체를 나노미터(㎚, 10억 분의 1미터)의 영역까지 발들이게 했죠. 동일한 크기에 더 많은 소자를 담을 수 있었고, 1년 6개월마다 반도체 집적도가 두 배씩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과 함께 컴퓨터의 성능도 빠르게 진보했습니다.


이제는 반도체를 구성하는 회로의 간격이 14나노미터를 넘어 10나노미터까지 미세해졌지만, 회로 간 상호간섭이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지만, 과거와 같은 획기적인 발전 속도는 힘들어졌죠.


이렇게 되자 기존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신물질로 2차원 나노물질에 대한 연구가 계속 이뤄지고 있습니다. 현재 탄소나노튜브, 그래핀 등이 차세대 반도체 후보 물질로 거론되고 있는데요. 이 물질들은 물리적이나 화학적으로 안정성이 높아 실리콘에 버금가는 반도체 성능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용도로 물성을 변환하거나 대량 생산하기가 어렵다는 게 단점입니다.


또 다른 후보는 ‘양자(Quantum)’입니다. 양자는 물리학적으로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물질 혹은 물리량의 최소 단위로, 앞서 소개한 양자통신의 양자와 같습니다. 양자는 에너지의 최소 단위인 만큼 원자 크기 단위의 미시 세계에서만 그 특성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상에서의 예측 가능한 물리법칙과는 다른 확률적인 관측 값을 갖죠.


하지만 양자의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면 기존 컴퓨터로는 풀어내기 힘든 복잡한 계산을 빠른 시간 내에 풀어낼 수 있습니다. 기존 컴퓨터가 ‘0’과 ‘1’로만 연산하는 2진법 비트(bit) 단위 연산이라면 양자컴퓨터는 0이면서 동시에 1인 상태를 동시에 나타낼 수 있는 양자 중첩 원리를 이용한 큐비트(qubit) 단위 연산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큐비트가 늘어날수록 상태를 나타낼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아져 연산 처리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실제 300자리의 정수를 소인수분해하려면 현존하는 슈퍼컴퓨터로는 1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양자컴퓨터는 30분이면 풀 수 있죠. 이러한 장점 때문에 현재 여러 기업에서 양자컴퓨터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실리콘 반도체와 양자 반도체

 

 

▲ 세계 최초의 상업용 양자컴퓨터인 D-Wave Systems의 D-Wave One.

(출처: D-Wave)

 

 

그렇다면 양자를 반도체 소자로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기존 실리콘 반도체는 제한된 공간에서 스위치 역할을 하는 트랜지스터의 크기를 줄이면서 저장 용량을 늘렸습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점점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10년 이내 더 이상 발전하는 것이 어렵다고 예측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리학적으로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미세한 크기인 양자로 반도체를 만들 경우, 실리콘 반도체와는 비교도 안 되는 작은 크기에 단위 면적당 엄청나게 높은 저장 용량을 지니게 될 것입니다. 물론, 현재 기술로는 양자에 정보를 입출력하기가 쉽지 않고, 양자에 저장된 정보가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는다는 한계를 먼저 극복해야 하겠죠.


계산 속도도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매우 빠릅니다. 양자컴퓨터는 실리콘 반도체 컴퓨터보다 2의 비트 수 제곱만큼 계산이 빠릅니다. 8큐비트의 경우는 2의 8제곱 배(256배) 만큼 빠르고, 32큐비트의 경우는 2의 32제곱 배(43억 배) 빠릅니다. 수치가 높아 가늠하기 어렵겠지만, 대충 현존하는 40억 대의 컴퓨터를 다 합쳐 계산하는 것보다 32큐비트 양자컴퓨터의 계산 성능이 더 빠르다고 보면 될 겁니다.


현재 양자컴퓨터는 구글, IBM, MS와 같은 기존 IT 대기업은 물론, 신생 기업들도 서로 다른 방식을 이용해 개발 중입니다. 구글과 IBM은 초전도 회로 방식, 아이온큐는 이온 덫 방식, 퀀텀다이아몬드테크는 다이아몬드 점결합, MS는 위상학 큐비트 등 방식도 다양한데요. 어느 방식이 가장 좋다고는 딱 잘라 말할 수 없지만, 이온 덫 방식의 양자컴퓨터가 14큐비트에 유지 시간이 1000초에 달해 현재까지는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워프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했지만, 어느덧 양자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네요. SF 영화를 보면 워프로 먼 거리를 단숨에 이동하는 것이 참 멋졌는데, 현존하는 기술로는 아직 워프를 실현해낼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앞으로 양자 기술이 더 연구되고 발전된다면, 이를 이용한 워프가 가능해지는 날이 언젠가는 오겠죠? 하루 빨리 우주선을 타고 먼 행성까지 날아가는 워프를 경험해보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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