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IT기업들이 세계를 지배하는 법, 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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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세계 IT 시장의 주도권을 쥔 이들의 행보는 무서울 정도로 거침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그들의 히스토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있어 꽤 흥미롭습니다. 구글이 인수한 기업의 리스트만 쭉 훑어보아도 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죠. 지금의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은 후발주자가 더 성장하기 전에 싹을 잘라 시장 지배력을 유지, 강화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어느덧 IT 공룡이 된 이들의 성장 스토리를 함께 살펴보고, 그 배경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월마트 로어 vs 아마존 베저스, 끝없는 경쟁

 

 

▲ 월마트 CEO 마크 로어와 아마존 CEO 제프 베저스

(출처: Amazon, Walmart)

 
 

월마트의 전자상거래사업 최고경영자(CEO) 마크 로어. 그는 미국 유통업계에선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CEO인 제프 베저스에 맞먹을 수 있는 거물로 꼽힙니다.


로어는 베저스와의 사연이 깊습니다. 로어는 2005년 친구와 함께 퀴드시(Quidsi)라는 전자상거래 회사를 세우고 온라인 쇼핑몰인 다이아퍼스닷컴(Diapers.com)과 솝닷컴(Soap.com), 뷰티바닷컴(BeautyBar.com) 등을 줄줄이 만들어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대박 신화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2009년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 최고경영자(CEO)가 다이아퍼스닷컴에 인수 제안을 했지만, 로어가 거절한 게 원인이었습니다.


아마존은 기저귀 등을 무조건 다이아퍼스닷컴보다 낮은 가격에 팔았고, 2010년 아마존맘 서비스를 만들어 기저귀 등을 정기 구매하면 대폭 깎아주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결국 로어는 실적 하락에 시달리게 됐고 2010년 결국 아마존에 퀴드시를 5억4500만달러에 넘겨야했습니다. 퀴드시를 인수한 아마존은 아마존맘 서비스를 중단했고 올 초에는 다이아퍼스닷컴도 아예 중단했습니다.


로어는 회사를 판 후 매각계약 조건에 따라 아마존에서 3년 가까이 일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3년 의무 근무가 끝나자 즉시 아마존에서 나와 2015년 새로운 전자상거래업체인 제트닷컴을 차렸습니다. 제트닷컴은 연간 회비를 낸 유료 회원들에게 물건을 다른 사이트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해 ‘온라인 코스트코’로 불린 업체입니다. ‘아마존보다 저렴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걸어 급성장했는데요. 구매량이 많아지면 배송료를 깎아주고, 신용카드 대신 직불카드로 결제하면 할인해주는 방식 등으로 매달 회원 수가 급증했습니다. 그 결과, 창립 첫해 말 기준으로 10억달러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 월마트는 젯트닷컴을 33억달러에 인수했다

(출처: Jet.com, Walmart)

 
  

이후 이 회사는 2016년8월 미국 최대 할인점 월마트에 33억달러에 팔립니다. 제트닷컴 인수는 월마트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M&A였습니다. 창립한 지 1년도 안된 신생기업에 역대 최대 규모의 베팅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제트닷컴을 노린 게 아닙니다. 베저스의 라이벌, 로어를 스카웃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온라인 사업 성장을 위해 고군분투 해온 월마트가 로어와 함께 아마존과의 전쟁에 나선 것이죠. 로어는 전자상거래 업계뿐 아니라 아마존에서 일하면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로어는 월마트 전자상거래 경영을 맡은 뒤 엄청난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월마트는 올해부터 ‘무료 배송’이라는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35달러 이상을 구매하면 무료로 이틀 내에 배송해줍니다. 아마존은 연회비 99달러를 받지만, 월마트는 회비가 없습니다. 또한 구글과 제휴해 9월 말부터 쇼핑서비스인 '구글 익스프레스'에서 상품을 팔고, AI 스피커 '구글 홈'을 통해 상품 주문을 받습니다.

 

 

 

실리콘밸리 IT기업이 시장을 차지하는 방법

 

 
  • ▲아마존의 매출 수익

    (내용 출처: Amazon)

  • ▲ 테크 기업들의 임직원 수 추이

    (내용 출처: Microsoft, Alphabet/Google, Amazon)

 

 

로어의 얘기를 길게한 이유는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이 시장을 차지하는 방법을 얘기하기 위해서입니다. 아마존뿐 아니라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거대 IT 기업들은 독보적 기술과 혁신으로 시장을 사로잡았습니다. 온라인 검색 광고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77%에 달합니다. 또 구글과 페이스북은 모바일 광고 시장의 약 56%를 점유했으며, 아마존은 전자책 판매의 70%와 미국 전자상거래의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자회사인 왓츠앱, 메신저, 인스타그램 등을 합해 모바일 소셜미디어 트래픽의 75%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뛰어난 기술과 아이디어 덕분이기도 하지만 이들은 M&A를 통해 경쟁사가 될 싹을 미리 사들여 제거하거나, 비슷한 서비스를 출시해 시장 지배력을 키워왔습니다. 신기술 개발과 함께 경쟁자 제거를 위한 공격적 M&A를 해온 겁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경쟁 소셜미디어인 스냅챗과 유사한 기능을 대거 선보였습니다.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인스타그램 스토리가 스냅의 '순간 사라짐'과 시각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복제해 성공을 거뒀다고 보도했습니다.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8월 인스타그램 스토리 출시 1주년을 맞아 통계를 내놨는데 25세 미만 사용자의 하루 평균 앱 사용시간은 32분, 25세 이상 앱 사용자는 하루 평균 24분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이 지난 3월 초 IPO(기업공개) 당시 25세 미만 사용자의 하루 평균 이용시간이 30분을 넘는다고 밝힌 것보다 깁니다.

 

인스타그램은 또 지난 4월 2억명이던 일일 사용자 수가 두 달만인 6월 2억5000만 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용자도 스냅챗보다 많습니다. 스냅챗의 일일 사용자는 지난 8월 현재 1억6600만명이었는데, 사용자 증가율은 분기당 17.2%에서 최근 5%대로 떨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스냅의 주가는 최근 15달러대로 공모가인 17달러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인스타그램도 페이스북이 인수한 회사입니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뿐 아니라 왓츠앱 등 경쟁사가 될 만한 기업을 거액에 사들여왔습니다. 스냅챗에도 인수 제안을 했으나 거절당하자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만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구글이 디지털 광고업체 애드몹, 더블클릭 등을 인수한 것도 위협이 될만한 싹을 아예 잘라버리겠다는 의도라고 의심받고 있습니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0년간 1310억달러를 투입해 436건의 M&A를 성공시켰습니다.

 


 

공룡들의 독식, 이대로 괜찮을까?

 

 

지금까지 살펴본 IT기업들은 급변하는 디지털 세상 속 각자만의 경쟁력을 키우려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이들은 잠재력을 가진 경쟁사를 흡수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었는데요.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의 독점 추구를 묵과할 경우, 경제의 고질병이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신속히 움직이고 파괴하라(Fast and Break Things)>의 저자인 미국 남가주대(USC)의 조너선 태플린 교수는 "아마존과 페이스북, 구글은 너무 크고 강해져 만일 이들이 멈추지 않는다면 깨뜨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MIT의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오터 박사 역시 최근 논문에서 "테크 회사들이 경쟁자를 밀어낸다면 그들은 높은 이윤을 챙길 수 있지만, 사회는 그 반대 효과를 감수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치열해진 경쟁을 통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IT 서비스가 다양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IT 시장 생태계 전반을 무너뜨릴 수 있는 막강한 시장지배력 또한 경계 대상이 되어가고 있는데요. IT 업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크고 작은 기업들이 서로 공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IT공룡들의 성장 스토리, 꽤 흥미진진하지 않았나요? 지금까지 실리콘밸리의 IT기업들이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게 됐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숨가쁘게 변화를 추구하는 그들의 이면에는 숱한 인수합병과 함께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변화의 방법이 '독점'에 치중되면 안 될 것입니다. 기업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우려 섞인 시선이 늘어가고 있는 만큼 사회적 책임을 완전히 멀리해서는 안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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