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로봇이 기사도 쓴다! 로봇 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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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서 쓱 읽은 기사가 로봇이 작성한 것이라면?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었지만 이젠 해외에서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자들을 대신하는 일명 ‘기자 로봇’들은 과연 어디에서 정보를 제공 받아 어떻게 기사를 작성하는지 궁금하실 텐데요.  기사 작성 알고리즘 단계부터 시작해 해외 및 국내에서 상용화된 사례들까지 취재와 기자 작성 과정을 자동화한 로봇 저널리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_ 오토-취재와 오토-보도, 로봇 저널리즘 



하나. 로봇 저널리즘이란? 


로봇 저널리즘을 간단히 표현하자면 로봇(Robot)과 뉴스보도를 의미하는 저널리즘(Journalism)의 합성어로, ‘로봇이 보도하는 뉴스기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로봇은 트랜스포머, 태권 브이 등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등장한 로봇이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소프트웨어입니다. 즉, 로봇 저널리즘이란 로봇처럼 일련의 조건과 알고리즘을 인간이 설정하면 그에 맞추어 자동적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프로그램을 일컫습니다.

 

 

둘. 로봇 저널리즘의 기사 작성 알고리즘 단계


그렇다면 자동적으로 작성되는 기사 작성 알고리즘은 어떤 과정을 단계적으로 거칠까요? 미 콜로비아 저널리즘 스쿨 토우센터 닉 디아카풀로스 연구원은 토우센터 블로그에 분석 자료를 공개했는데요. 자료에 따르면 로봇 저널리즘의 기사 작성 기술은 총 5가지 단계로 구성됩니다.

 

1단계: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첫 번째는 기사에 사용되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들, 데이터 수집 및 분석 단계입니다. 로봇 저널리즘은 주로 표준화된 데이터가 풍부한 영역에서 활용되기 때문에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이 가장 기본적인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점수로 승패가 갈리는 스포츠, 수치로 표현 가능한 날씨나 증권 등 표준화된 데이터값을 얻기가 비교적 쉬운 분야는 로봇 저널리즘의 주된 기사 주제로 활용됩니다. 


2단계: 가치 있는 뉴스 거리 탐색


두 번째 단계에서는 통계적 방법론이 개입됩니다. 이는 뉴스 거리가 될 만한 데이터를 찾아내기 위함인데요. 예를 들어 야구 경기에서 전 경기 대비 큰 변화를 보인 변수(득점, 장타율, 방어율 등)를 알고리즘으로 계산해내면 독자들에게 가치 있는 뉴스가 될 수 있습니다.


3단계: 기사 작성의 관점 확정


다음 단계는 이 기사를 어떤 방향으로 작성할 것인지 기사의 관점을 확정하는 단계입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기자들이 제목을 뽑거나 기사의 주제를 확정하는 과정에 해당하는데, 주제나 제목 결정은 역시 수집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정됩니다.


4단계: 세부 기사 배열


다음으로는 이전 단계에서 확정된 시각에 맞게 세부 기사를 배열하는 단계입니다. 주제와 관점이 확정됐다면 그에 맞는 근거 데이터를 제시하고 연결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수집된 데이터를 풍성하게 결합하는 과정이 진행되는 단계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5단계: 자연어를 이용한 기사 제작


마지막은 자연어를 이용한 기사 제작입니다. 보통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에 있어서 사람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보단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진행되는데요. 이를 사람이 보고 이해할 수 있게끔 자연어로 말끔히 바꾸어주는 과정입니다.  


 

셋. 로봇 저널리즘의 장점!


로봇 저널리즘의 장점은 신속성에 있습니다. 로봇기자들은 미리 설정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데 걸리는 약 1초가 걸리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진, 증권, 스포츠 소식 등 신속하게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정보를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죠. 로봇기자를 만드는 초기비용을 제외하고 생각해보면 인건비보다 훨씬 낮은 비용으로 기사를 작성하게 됩니다. 자동적으로 수집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리 마련된 알고리즘으로 기사가 작성되기 때문에 따로 취재를 나가거나 사람을 만나서 기사거리를 찾을 필요가 없게 됩니다. 


기사 정확성 역시 로봇 저널리즘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요. 데이터 값에 오류가 없는 이상 로봇기자는 매우 정확하게 오탈자 없이 기사를 작성해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로봇기자들은 인간의 감정을 담은 기사, 창의성이나 의견이 담긴 기사는 전달할 수 없지만, 그 밖의 명확한 데이터 기반의 정보성 기사를 빠르고 경제적으로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해외 로봇 저널리즘은 어디까지 왔나!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인간이 아닌 로봇, 즉 알고리즘이 어떻게 기사를 작성했는지 해외 사례들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나. 지진 속보를 가장 빠르게 LA 타임즈, 퀘이크봇(Quakebot) 

 

▲ LATimes Quakebot와 기자가 작성한 기사 화면 /  출처: LATimes


해외에서는 적극적으로 로봇기자를 도입해 기사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LA타임즈의 ‘퀘이크봇’입니다. 퀘이크봇(Quakebot)은 로스엔젤리스 주변에서 발생하는 지진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특정 진도 이상의 지진은 짧은 기사로 자동 작성되어 널리 알리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요. 이는 앞서 소개했던 로봇 저널리즘 기사 작성 단계와 유사합니다. 지진 정보 수집 후, 정해진 알고리즘으로 데이터를 분류하고 기본으로 만들어진 문장에 각각의 데이터를 배치하여 기사가 작성되는 방식이죠.


퀘이크봇으로 기자들이 실시간으로 지진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필요 없으며 딱 필요한 정보만 제공하는 단순 기사에 대한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2014년도 4.4강도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기존 언론사보다 가장 빠르게 퀘이크봇이 속보를 전달해 지진소식을 먼저 알려 화제가 되었는데요. 퀘이크봇은 짧은 기사로 긴급속보를 전달하지만 실제 사람처럼 작성한 명확한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어 적극적으로 활용된다고 합니다.



둘. 워싱턴 포스트 올림픽 보도 로봇 기자, 헬리오그래프(Heliograf)

 

 

미국 워싱턴 포스트가 리우 올림픽의 일부 보도에 로봇기자를 등용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헬리오그래프(Heliograf)는 올림픽 개별 경기 결과를 보다 빠르고 간결하게 작성해 화제를 모았는데요. 헬리오그래프는 개별 경기 결과 외에 경기 스케줄이나 국가별 메달 수 등을 전하는 원고 작성에도 활용됐으며, 해당 기사는 워싱턴 포스트의 라이브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 메신저, 또한 아마존의 음성 어시스턴트 알렉사(Alexa)의 뉴스 송신 서비스를 통해 내보냈습니다. 


기존에 올림픽 보도는 많은 기자들이 단순 노동처럼 장시간으로 각 경기마다 많은 양의기사를 작성해야 했는데요. 헬리오그래프의 도움으로 보다 분석이 필요한 올림픽 관련 분석 해설 기사에 집중할 수 있어 효율적 업무가 가능해졌습니다. 더불어 저널리즘적 가치가 높아질 수 있었습니다.

 

 

셋. 인터뷰 과정까지 로봇이? 중국 기자로봇 자자(佳佳)


▲ 미국 인공지능전문가 케빈 켈리와 인터뷰하는 자자 / 출처 : 바이두



앞선 두 사례와는 다르게 사람 형태로 존재하는 ‘기자 로봇’이 있습니다. 바로 중국 인공지능 로봇 ‘자자(佳佳)’가 그 주인공인데요. 2016년 탄생한 자자는 중국 신화 통신 기자 신분으로 세계적인 기술 칼럼니스트 케빈 켈리(Kevin Kelly)를 인터뷰했습니다. 이 인터뷰는 사전에 데이터 입력 없이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비록 인터넷망을 통해 화상으로 인터뷰가 이루어졌지만, 복합적인 표정과 유머를 겸비한 대화, 언어식별 및 기초 응용 능력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줘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자자는 아직까지 인류에 대한 학습이 부족하고, 응답 반응 속도가 다소 늦은 점에서는 한계를 보였습니다. 세계 최초 기자 로봇 ‘자자’와 같은 인공지능 기자가 점차 발전한다면, 향후 위험한 상황이나 인간이 접근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보도를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_ 국내 로봇 저널리즘은 어디쯤?

 


이처럼 해외에선 로봇 저널리즘이 어느 부분에서는 자리 잡혀있었는데요, 한국에서는 얼마나 상용화 되어있는지 대표적인 최근 사례들을 통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하나. 전자신문 실시간 증권 분석 로봇기자, ET봇


전자신문 로봇기자 ET봇 페이지 / 출처 : 전자신문

 

국내에서 상용화된 로봇기자로는 전자신문의 ET봇이 있습니다. 주식 관련 기사 작성에 특화된 ET봇은 실시간으로 기업 매출이나 이익 증감률을 자동 계산하고 기업 공시를 실시간으로 처리, 투자의견까지 정리한 기사를 작성하는데요. 단순히 단신 기사 작성에서 더 나아가 증시 전반의 정보를 추출해 비교하거나 가공하는 과정을 거치는 등 보다 풍부한 증시 분석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둘. 2017년 대선 SBS 로봇기자, NARe


또 하나의 로봇기자인 나리(NARe)는 제19대 대선 SBS 로봇기자로 활동했습니다. 나리는 인공지능 로봇기자(News by Artificial intelligence Reporter)의 약자로 SBS 뉴스와 서울대 로봇저널리즘팀(이준환·서봉원 교수)이 공동 개발한 로봇기자인데요. 제19대 대선 결과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실시간으로 제공 받아 투·개표 데이터를 자동적으로 계산하고 분석해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 SBS 나리 인공지능 로봇기자 페이지 및 개표율 90% 진행 당시 나리가 작성한 기사 / 출처 : SBS 홈페이지



사람이 모여 일일이 수치를 계산하고 입력해야 했던 과정은 나리를 통해 없어졌습니다. 그 대신 각 수치에 대한 알고리즘을 압축시켜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투표율과 득표율을 사람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전국 투·개표 상황을 비롯해 역대 대선과의 비교 수치, 투표율 10%, 20% 등 특정한 조건 달성했을 시 기사를 작성하는 등 다양한 분석을 바탕으로 기사를 사람들이 볼 수 있었는데요. 이처럼 우리나라도 점차 기사를 로봇에게 맡겨 더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로봇 VS 인간?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로봇 저널리즘이 해외 및 국내에서 어떻게 상용화되고 있는지 짧게 알아보았습니다. 앞선 사례를 봤을 때 로봇기자들은 인간기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로봇 저널리즘은 현존 기자들의 역할을 하는 완벽한 대체재이기 보단 오히려 인간기자들이 더욱 가치 있는 기사를 써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완재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즉, 로봇기자의 도움에 힘입어 더 가치있는 기사 작성에 집중할 수 있을테니까요.

 

로봇기자들은 사실 기반의 기사를 신속하고, 적은 비용으로, 정확하게 작성할 수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기자들은 수치를 기반으로 한 팩트 전달에 국한된 기사 보다는 심도 있는 기사를 작성할수 있습니다. 냉철하고도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본 현상을 글로 옮기는 건 아직 인간만이 할 수 있습니다. 글을 통해 번뜩이는 인사이트를 보여주고, 진정성 담긴 메시지를 전하는 역할을 충실히 한다면 로봇기자와 협업체계를 이룰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속보가 경쟁 기준이 아닌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기자의 역량이 중요할 것으로 보이며, 냉철한 시각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의 힘을 통해 팩트를 전달할 수 있는지가 관건으로 판단됩니다. 이로써 로봇기자와 인간기자의 상호 협력 속에 즐거운 건 바로 독자들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로봇 저널리즘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패러다임 속에서 저널리즘의 환경도 점차 변화하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인간과 로봇기자 간의 합작으로 더 가치 있는 기사들을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저널리즘의 진정한 가치를 한 층 더 높일 수 있는 멀고도 가까운 미래를 기대해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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