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 과학만화를 그리다 - 야밤의 공대생 만화 맹기완 작가

STORY/Passion 피플


과거 교육 만화라고 하면 그림 보다 교육 하고자 하는 설명이 더 많아 보이는 것들이 대부분이었어요. 만화라는 탈을 쓴 교과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죠. 하지만 최근 교육 만화의 새로운 트렌드가 생겼습니다. 부모님이 공부하라고 밀어 넣는 과거의 교육 만화가 아닌 정말 재미있어서 계속 보게 되는 만화! 바로 맹기완 작가의 <야밤의 공대생 만화>입니다. 우연으로 시작했지만 필연으로 기회를 만든 그의 이야기! 지금 같이 들어볼까요?



_ 햇병아리 공대생, 맹기완



과학만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야밤의 공대생 만화>가 페이스북 연재에 이어 지난 7월 책으로 출간됐습니다. 유익함은 물론 재치까지 더해진 이 만화책은 공대생을 비롯해, 다양한 독자층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놀랍게도 작가의 본업은 공대생입니다. 미국에서 컴퓨터 시스템/구조를 공부하고 있는 맹기완 작가! 먼저 그의 ‘공대생’ 스토리를 들어볼까요?



Q. 안녕하세요. 맹기완 작가님! 먼저 자기소개 부탁해요.


안녕하세요. <야밤의 공대생 만화>를 그린 맹기완입니다. 본업은 공대생이고, 미국에서 컴퓨터 시스템/구조를 연구하는 박사 과정에 있습니다. 



Q.  소개를 할 때 자신이 공대생임을 강조하시는 것 같아요. 출판도 했는데 만화가가 아니고 공대생이라 소개한 이유가 있나요?

 

재밌어서 그린 만화가 많은 사랑을 받아 운 좋게 책으로까지 출간하게 되었지만 기본적으로 전문 만화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화를 그리는 것을 좋아하지만 지금 배우는 공부가 더 재미있어요. 만화는 업으로 삼기보다는 지금처럼 즐기고 싶어서 매번 공대생이라 소개하고 있죠.


 

Q. 책의 저자 소개에 보면 자신을 ‘햇병아리’ 공대생이라고 소개하셨어요. 이유가 있나요?

 

<야밤의 공대생 만화>는 과학서로 분류돼요. 보통 과학서는 정재승 교수님의 <정재승의 과학콘서트>처럼 유명한 분들이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에 비하면 이제 막 박사 과정을 시작한 ‘햇병아리’죠. 그 사실을 말하고 싶었어요. 

 


Q. 갑자기 햇병아리 공대생의 생활이, 그리고 미국 유학 이야기가 궁금해요.

 

대체로 만족해요.(웃음) 공대생은 혼자만의 세계에 갇히기 좋거든요.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보면 밤낮도 잊게 되고 밥도 먹지 않고 공부할 때가 많죠. 교수님에 따라 다르지만 굉장히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실습 위주로 공부하고 있어 많은 도움이 돼요. 다만 우리나라처럼 놀 곳이 부족하고 밥도 맛이 없어요. 그래서 가끔 우리나라가 그리울 때가 있어요.



Q. 공대생으로 앞으로의 목표가 있나요?


미국에서 컴퓨터 시스템/구조를 공부하고 있어요. 지금은 태양광 같은 주변의 에너지를 모아서 배터리 없이 동작하는 컴퓨터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뭐 아직 연구를 시작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언제 바뀔 지 모르겠네요. 공대생으로서 거창한 목표는 없고, 하고 싶은 연구를 하며 재미있게 살고 싶습니다. .

 

 

 

알을 깨고 나온 공대생 만화가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 우연한 기회로 <야밤의 공대생 만화>를 시작하게 된 맹기완 작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품었던 만화에 대한 열정과 <야밤의 공대생 만화>의 탄생 과정, 그리고 만화가 자신에게 주는 의미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 학생 시절 그렸던 맹기완 작가의 습작



Q. 언제부터 만화에 관심을 갖고 그리게 되었나요?


초등학교 때 처음으로 만화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당시 연습장에다가 만화를 그리곤 했는데, 쉬는 시간만 되면 친구들이 다 돌려가며 읽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거든요. 근데 당시에는 출판 만화가 굉장히 불황이어서, 쉽게 포기했던 것 같아요. 만화 강좌도 들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거든요. 만화를 다시 그리게 된 건 대학에 들어온 후였어요. 우연히 터치펜을 샀는데, 막상 쓸 일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펜으로 만화를 한 번 그려봤어요. 당시만 하더라도 일회성 심심풀이로 그리기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재미가 있더라고요. 게다가 제 만화가 학내 커뮤니티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어서 계속 그리다 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 역사적인 <야밤의 공대생 만화> 1화



Q. 만화에서 과학자들의 에피소드를 주로 다루고 있어요. 이런 소재는 어디서 찾나요? 


학창 시절부터 과학서 읽는 것을 좋아했어요. 책을 통해 이야기 소스를 얻었죠. 여기에 선생님, 교수님들이 수업시간을 통해 전해준 과학자들의 에피소드도 주의 깊게 들었다가 만화로 옮기죠. 일단 이야기 주제를 정하면 검색과 수집을 통해 얻은 정보를 토대로 이야기에 살을 붙여서 만화로 완성해요. 1화의 모티프가 된 윌리엄 쇼클리(William Shockley) 이야기는 ‘양자역학의 응용’이라는 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해 주신 이야기였어요. 감사하는 마음으로 교수님께 얼마 전에 책을 보내드렸습니다.



Q. 작가님 작품의 재미 중 하나는 바로 ‘드립’인데요. 드립의 원천은 무엇인가요? 

 

주로 인터넷 기반 드립을 많이 사용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많이 활동하는 줄 알아요. 사실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을 해본 적이 없어요. 아이디어는 주로 TV 매체에서 얻어요. 예전에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재를 많이 얻었죠. 방송에서 나오는 드립을 좋아해서인지 한 번 들으면 잘 잊어버리지 않더라고요. 




Q. 지금까지 그린 에피소드들 중에 어떤 과학자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나요?

 

어떤 의미로 기억에 남았는지에 따라 다른데요. 인기로 봤을 때는 생각 외로 많은 인기를 얻은 폰 노이만(John von Neuman) 이야기인것 같아요. 다른 만화들과 비교했을 때 3~4배 정도 인기가 많았거든요. 그리면서 너무 딱딱하고 재미 없을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의외의 반응이었죠. 개인적으로는 폴 디랙(Paul Dirac)의 이야기가 너무 마음에 들어요. 보통 과학자들은 사회성이 떨어지고 인성도 좋지 않아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요. 폴 디랙은 심각할 정도로 사회성이 떨어졌음에도, 가족의 행복을 위해 노력했어요. 좋은 가정을 꾸리는 것은 위대한 업적을 이루는 것만큼이나 대단하고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Q.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이후에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출판을 했다는 기쁨보다 독자들의 소소한 댓글이나 응원 메시지를 받았을 때가 더 기뻤어요. “문과생인데도 너무 재미있어요”, “아들 보여줘야겠어요” 등 이런 메시지를 받으면 기분이 좋아요. 뿌듯하다고 할까요. 특히 연재 초기 여성 독자들에게 엄청난 메시지 세례를 받았을 때는 괜히 설레기도 했어요.(웃음) 


▲ 출처 : 뿌리와이파리



Q. <야밤의 공대생 만화>는 작가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이 만화는 페이스북 <야밤의 공대생 만화>를 보고 출판사와 연이 닿아 빛을 보게 됐어요. 우연한 기회였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도전해서 무언가를 이뤘다는 점에서 큰 기쁨을 얻었어요. 그 전에는 도전하기 전부터 부정적인 생각 때문에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었거든요. 생각만 하지 말고 도전해 보시면 멋진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이 만화를 재미있게 보고, 따분하다고만 느꼈던 과학사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아직은 미생! 완생의 그날을 위해!



▲ 완생을 꿈꾸는 맹기완 작가 

 

하고 싶은 연구를 통해 재미있게 사는 것, 그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즐기는 마음으로 만화를 그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는 맹기완 작가. 취미와 본업인 공부를 함께 하면서 두 가지의 행복을 모두 안고 있는 그의 마음을 살짝 엿보았습니다.


Q.두 가지 일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하루 시간 관리를 어떻게 하나요?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걸 굉장히 싫어해요. 집에서 뒹굴 거리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요. 그래서 낮에는 연구를, 이동 시간에 만화 구상을, 그리고 밤에 자기 전 만화를 그렸어요. 자기 전에 잠깐 만화를 그린다는 것이 열심히 그리다 보니 새벽까지 잠을 자지 못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았지만요. 미국 유학을 온 후 바쁜 생활의 연속이다 보니 두 가지 일이 버겁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시간 관리 잘해서 연구도 하고, 연재도 잘 하고 싶어요. 



Q. 그렇다면 미래의 완생 맹기완은 어떤 모습일까요? 
 
연구를 통해 노벨상 수상을 하면 좋겠죠.(웃음) 하지만 그보다 그냥 재미있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남들처럼 다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고, 마음 먹은 것을 다 해보면서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만화도 계속 그릴 겁니다. 단 한 명의 독자를 위해 재미있는 만화도 만들 거예요. 멋진 콘텐츠를 계속해서 보여주고 싶어요.


Q.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


겉으로 보기에는 두 가지 일을 잘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매번 놀고 싶은 마음과 일해야 하는 의무감 사이에서 허덕이고 있어요. 그럼에도 본업과 취미를 병행하고자 하는 의지는 변함없어요. 도전 자체가 재미있기 때문이죠. 힘은 좀 들어도 즐기며 뭔가를 할 수 있다는 도전 자체가 멋지지 않나요! 우리 모두 파이팅입니다. 
 

만화에 대한 꿈을 접어두고 전혀 상이한 공학자의 길을 가던 맹기완 작가! 우연히 다시 시작된 그의 열정은 사람들의 열렬한 호응과 함께 찬란한 꽃을 피웠습니다. 여러분도 잊고 있던 꿈이 있나요? 꿈이라고 꼭 직업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잠시 잊었던 꿈을 다시 깨워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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