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늦더위도 도망갈 오싹한 공포영화: 애나벨 인형의 주인, 장산범, 제인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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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상에서는 “너무 무서워 팝콘을 집어 던질 정도다”, “뒤에서 날라온 팝콘을 먹으면 되니 굳이 살 필요 없다” 등 재치 있는 영화 리뷰가 화제입니다. 바로 <애나벨: 인형의 주인>의 이야기인데요. 현재 극장가는 늦더위를 겨냥한 공포영화들이 관객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끈적끈적한 여름의 막바지, 등골이 서늘해지는 공포영화 한 편 어떠세요? 지금부터 3편의 공포 영화 <애나벨: 인형의 주인>과 <장산범>, <제인 도>를 소개합니다.

 



_ 12년마다 깨어나는 악령 <애나벨: 인형의 주인>

 

 

<애나벨: 인형의 주인>은 <애나벨>(2014)의 프리퀄입니다. 악령이 깃든 애나벨 인형이 처음에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전해내려 왔는지를 그립니다.


영화의 배경은 1943년 미국의 작은 마을에 위치한 외딴 저택입니다. 인형 장인 사무엘 멀린스(앤소니 라파글리아)가 여자 아이 형상의 한정판 인형 1호를 완성하고 있습니다. 그는 아내 에스더(미란다 오토)와 5살 난 딸 애나벨(사만다 리)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려 살고 있는데요. 교회에 다녀오는 길에 딸이 차에 치여 죽고 맙니다.


▲ 출처 : 네이버 영화

 


그로부터 12년 후, 고아원의 소녀들이 수녀와 함께 외딴 저택을 찾아옵니다. 사무엘과 에스더가 갈 곳 없는 고아들에게 저택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죠. 사무엘은 소녀들에게 집을 안내하며 2층에 애나벨이 살던 방은 절대 들어가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하지만 사건은 언제나 금지된 방에서 터지기 마련이죠. 소녀들 중 다리가 불편해 목발을 짚는 제니스(탈리아 베이트먼)는 기묘한 느낌에 이끌려 그 방의 문을 열고 맙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악령에 사로잡힌 한정판 인형과 애나벨의 환영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후 집안 곳곳에는 애나벨의 악령이 출몰하기 시작하는데요. 샬롯 수녀(스테파니 시그먼)는 뒤늦게 에스더에게 인형과 악령에 얽힌 사연을 듣게 되고, 고아원 소녀들과 함께 필사의 탈출을 시도합니다.

 

 

▲ 출처 : 네이버 영화

 

 

영화는 갑자기 커지는 음향효과와 확 잡아당기는 등의 시각효과로 관객을 놀라게 합니다. 이 영화가 무섭다는 평이 많은 이유는 이러한 트릭들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했다는 뜻이겠죠. 소녀가 앞에 있는데 뒤에서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다거나, 우물 속에 인형을 버렸는데 집으로 돌아오니 그 인형이 소파에 누워 있다거나, 안심하고 있는데 갑자기 검은 악령의 모습이 나타난다거나 하는 식입니다.


<애나벨: 인형의 주인>은 '컨저링'과 마찬가지로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영화로 통합니다. 다른 귀신과는 달리 아무런 미동 없는 인형은 우리에게 숨막히는 공포감을 선사하는데요. 짙은 새벽 방문을 열었는데, 흰 드레스를 입은 채 우두커니 앉아있는 인형과 마주한다면 어느 누구라도 머리털이 쭈뼛 서겠죠? 사실 인형의 비주얼 자체가 그 어떤 장면보다도 무서운 것이 사실입니다.


<애나벨>을 보신 분들이라면 <애나벨: 인형의 주인> 후반부에서 전작과의 연결고리를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중반부에서 수녀 사진을 보여주는 장면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는데요. 사진 속 미지의 수녀는 앞으로 제작될 <수녀>라는 새 시리즈와의 접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은 ‘컨저링 유니버스’에 속해 있는 것인데요. 전설적인 공포영화 <컨저링>은 이렇듯 계속해서 새로운 세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제작비 1천500만 달러를 투입한 <애나벨: 인형의 주인>은 전 세계에서 무려 1억 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리고 있는데요. 한국에서도 역시 개봉 열흘 만에 약 180만 명(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을 동원하며 <컨저링>(226만 명)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소리만 들어도 소름끼쳐! <장산범>

 

 

2013년 개봉했던 한국 공포영화 <숨바꼭질>을 기억하시나요? 당시 우리 집에 다른 사람이 살고 있다는 설정으로 생활밀착형 공포감을 선사했었죠. <장산범>은 <숨바꼭질>의 허정 감독이 4년 만에 내놓은 신작입니다. <숨바꼭질>이 훤히 드러난 공간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강조해 공포 심리를 만들었다면, <장산범>의 필살기는 ‘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 공포영화는 깜짝 놀라게 하는 사운드를 잘 활용하지만, 이 영화는 그 수준을 넘어 사람의 목소리가 곧 공포가 됩니다.


5년 전 아들을 잃어버린 희연(염정아)과 민호(박혁권)가 딸 준희(방유설), 치매 노모(허진)와 함께 조용한 산골마을 장산으로 이사를 옵니다. 일단 배경이 외딴 집이라는 것부터 왠지 으스스해지죠? 이 동네에는 수십 년 전부터 실종사건이 계속 발생하는 등 찜찜한 분위기가 감돌지만, 희연은 실종된 아들 생각에 이러한 것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 출처 : 네이버 영화



비오는 어느 날, 희연은 집 뒷편의 숲에서 빨간 드레스를 입은 소녀(신린아)를 발견합니다. 소녀는 자기의 이름을 ‘준희’라고 말합니다. 희연의 딸과 똑같은 이름이죠. 이름만 같은 줄 알았더니 목소리도 비슷합니다. 희연과 민호는 누가 딸인지 헷갈려 할 정도죠. 게다가 소녀의 말투는 실종된 아들을 닮았습니다. 불길함을 느낀 민호는 소녀를 당장 경찰에 신고하자고 말하지만 희연은 아들이 떠올라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그녀는 소녀에게 자신이 지켜주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런데 소녀가 집에 들어온 뒤부터 치매 노모가 이상해집니다. 급기야 칼을 들고 소녀를 죽이려 합니다. 경찰이 출동했을 땐 노모도, 소녀도 사라지고 없습니다. 경찰은 희연에게 소녀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을 보여줍니다. 희연은 사진 속 소녀의 얼굴을 알아봅니다. “맞아요, 이 아이에요.” 하지만 경찰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 사진은 아주 오래 전 80년대에 찍은 건데요.”


 ▲ 출처 : 네이버 영화

 


후반부에 접어든 영화는 신출귀몰하는 소녀와 장산 지역에 산다는 전설의 장산범, 그리고 장산범의 기를 받아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변조하는 80년대 무당 등이 등장합니다. 특히 이준혁의 신들린 듯한 무당 연기가 대단합니다. 꿈에 나올까 무서울 정도이죠. <곡성>에 쿠니무라 준이 있다면, <장산범>에는 이준혁이 있습니다.


또한, 동굴 속에 울려 퍼지는 다양한 목소리는 공포영화에 꽤 단련이 된 저 역시도 간담이 서늘할 정도였습니다. 내가 듣고 있는 목소리의 주인이 그 사람이 아니라는 데서 오는 공포가 있었기 때문이죠. <장산범>은 사운드가 빵빵한 극장에서 제대로 느껴보시길 추천합니다. 

 


 

시체 부검소에서 생긴 일 <제인 도>

 

 

미국 버지니아주 그랜섬에서 20대 백인 여성의 시체가 발견됩니다. 외부에 상처가 전혀 없는 아름다운 시신은 땅 속에 파묻혀 있습니다. 경찰은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지역에서 3대째 시체 부검소를 운영하고 있는 틸든 가에 시신을 맡깁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까지 사인을 밝혀달라고 말합니다.


▲ 출처 : 네이버 영화



부자지간인 토미 틸든(브라이언 콕스)과 오스틴 틸든(에밀 허쉬)은 그날 밤 익명의 이 여성 시체를 부검합니다. 그런데 시신에 칼을 댈수록 지하 작업실에서 자꾸만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데요. 문이 닫히고, 전등이 깨지고, 고양이가 죽어 있습니다. 급기야 평소 밝은 음악을 틀어 놓는 라디오에서는 갑자기 이상한 노래가 흘러나오기도 하죠. 그 노래의 가사는 이렇습니다. “당신은 절대 떠날 수 없어. 심장을 열고 태양을 맞이해.”


‘제인 도’는 익명의 여성을 뜻하는 말입니다. 남자일 때는 보통 ‘존 도’라고 하죠. (익명으로 작품을 발표하는 감독이 자기 이름을 ‘존 도’라고 표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화는 초반 정체를 알 수 없는 제인 도 시신의 강렬한 등장과 이를 부검하는 과정을 자세하게 보여줌으로써 시선을 잡아끕니다.


▲ 출처 : 네이버 영화



올웬 캐서린 켈리가 연기한 시신의 외양은 흠잡을 데 없이 아름답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상한 점이 너무 많습니다. 혼탁한 눈동자와 잘린 혓바닥, 부러진 발목. 심지어 음부의 안쪽은 날카로운 둔기로 잘려져 있습니다. 또한, 심장에는 흉터가 가득하고, 폐는 불에 타 그을려 있죠. 특이한 것은 이렇게 엄청난 고통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겉으로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게 보존됐다는 것입니다.


▲ 출처 : 네이버 영화

 

 

도대체 누가 이렇게까지 잔혹하게 사람을 죽인 것일까요? 토미와 오스틴은 프로페셔널의 자세로 이 끔찍한 시신을 하나씩 기록합니다. 그러던 중 오스틴은 장기 속에서 문서를 하나 발견하게 됩니다. 17세기에 만들어진 성경 구절이 담긴 문서로 그녀가 죽기 전 삼킨 것인데요. 이제부터 영화는 해부학 교실을 넘어 오컬트의 영역으로 넘어갑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심장을 강타하는 공포가 시작됩니다.


<제인 도>를 보시려면 각오를 단단히 하시는 게 좋습니다. 이미 이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괴로우셨다면, 이 영화는 당신과 맞는 영화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다만, <장산범>이나 <애나벨>이 시시하게 느껴지는 분이라면 한 번 도전해 보세요. 단, 뒷감당은 책임 못 집니다.


영화 초반 오스틴의 여자 친구가 찾아와 시신을 보고 싶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요. 그때 오스틴이 이렇게 말하죠. “한 번 보면 돌이킬 수 없어.” 이 영화가 그렇습니다. ‘제인 도’의 시신을 한 번 보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그녀는 어쩌면 죽지 않았을지도 모르거든요!



 


지금까지 늦더위도 도망갈 오싹한 공포영화 세 편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공포영화가 정말 더위를 잊게 해주는 데 효과가 있을까요? 과학적인 연구에 따르면, 공포영화를 볼 때 인간이 느끼는 반응은 추위를 느낄 때의 반응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인간의 뇌가 공포를 느끼면 분비되는 코르티솔 호르몬은 심장을 빨리 뛰게 하는데요. 이로 인해 땀샘이 자극돼 식은땀이 나게 되고, 이것이 증발하면서 체온이 낮아진다고 합니다. 그러니 막바지 더위를 공포영화와 함께 이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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