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극복의 아이콘, 무인도·섬 여행 전문가 윤승철 소장

STORY/Passion 피플


 

무인도·섬 여행가이면서 여행작가인 윤승철 소장은 세계 4대 사막·극지 마라톤(사하라, 고비, 아타카마, 남극)을 모두 완주한 그랜드 슬래머입니다. 거기에 최연소라는 타이틀까지 갖고 있습니다. 15살에 크게 다쳐 평생 뛰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 그는 우연히 접한 사진 한 장에 매료되어 여행가, 탐험가, 작가가 되는 모험 같은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윤승철 소장을 만나 도전과 열정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_ Part1. 달리지 못하는 아이



사실, 윤승철 소장은 ‘달리지 못하는 아이’였습니다. 15살에 유리를 잘못 밟는 사고로 무릎이 돌아가고 정강이뼈가 으스러졌습니다. 기 절하여 실려간 병원에선 성장판이 손상되었고 키가 자라지 않을 것이며 운동하거나 뛸 수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4개월여를 병원에서 보내는 동안 비만이 되었고, 하지정맥에 평발이라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퇴원 후로도 한참 동안 깁스에 목발 생활을 했던 10대의 승철씨는 단 한번도 ‘뛰고 싶다’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거리를 다니는 일상은 괜찮았지만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거나 오랫동안 걸을 수 없었죠. 그땐 ‘할 수 없어’라고만 생각했어요.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정말 힘든 10대를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대학 과제 때문에 만난 마라톤 사진은 그를 ‘누구보다 강인한’ 청년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멋있다! 나도 하고 싶다’라는 마음은 그를 밖으로 이끌었고, 학교 뒤 남산을 조금씩 달리다 보니 어느 새 15 km를 쉬지 않고 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 되네? 하는 마음이었어요. 저도 제가 신기했어요. 절대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일이 되었으니까요. 그러다가 ‘혹시 해병대에서도 버틸 수 있을까?’ 해서 자원을 했고 정말 힘들었지만 무사히 제대했습니다.”




_ Part 2. 자네라면 괜찮을 것 같네!


 


 

윤승철 소장은 전역 후 남미로 석 달간 봉사활동을 다녀왔고, 꿈에 그리던 사하라 사막 마라톤을 신청했습니다.  

 

“사막 마라톤은 250km를 6박 7일 동안 온전히 저의 두 발로만 가야 하는 경기입니다. 45도를 웃도는 불볕에 15kg의 어깨 짐은 그나마 다행이죠. 열두 번도 넘게 후회를 하다 보면 하루가 지나가 있고 함께한 참가자들과 응원을 하니 어느덧 완주해 있더라고요. 어려움의 연속이었지만 이겨내고 나면 목표에 다다를 수 있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이집트 사하라 사막 – 중국 고비 사막 – 칠레 아타카마 사막 – 남극까지, 처음부터 4개의 극지 사막 마라톤을 완주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아닙니다. 하나를 완주하고 나니 다음 마라톤 레이스가 저를 기다렸고, 그렇게 하나씩 완주하다 보니 최연소 그랜드 슬래머가 되었습니다. 그의 나이 겨우 만 22세(한국나이 24세) 였습니다.  




모험에는 돈이 필요했습니다. 승철씨의 패기를 기특하게 본 분들의 도움으로 기업후원도 받았고 2011년 당시 흔하지 않던 클라우드 펀딩을 하기도 했습니다.


펀딩 내용을 보고 직접 연락해 온 모 기업의 회장님. 그는 꽤 큰 후원과 함께 이런 말을 전했습니다. “자네 같은 참신하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이라면 괜찮을 것 같네” 윤승철 소장의 스스로를 믿는 마음은 그렇게 또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있었습니다.



Part 3. 섬 하면 떠오르는 사람, 윤승철입니다!



그는 지금 무인도에 빠져 있습니다. 사막 마라톤을 마무리할 즈음 우연히 친구들과 하던 보드게임 벌칙으로 무인도에 쉬게 되었는데 ‘바로 이거야’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그렇게 무작정 찾은 무인도 필리핀 팔라완. 동생과 함께 3주간 머물렀던 그곳에서의 생활은 곧 주변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이어졌습니다.


“불을 피우는 것도 처음이었고 먹을 것을 찾지 못해 굶은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남은 무인도 여행기는 SNS에서 난리가 났죠. ‘다음 달에 또 가니 함께 하실 분들은 그날 공항에서 봅시다’ 하고 올렸더니 무려 16명이나 공항에 나타났어요. 그게 ‘이카루스 무인도 탐험대’의 시작이었죠.”





이후 매달 한 번씩 18번의 무인도 탐험대가 떠났습니다. ‘섬청년탐사대’라는 봉사조직을 만들어 매달 1회 외딴섬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섬 주민들을 위해 사진을 찍어주고, 이발봉사를 하고 청소 등 섬 정비에 손을 모으기도 합니다. 


윤승철 소장은 이카루스 무인도 탐험대 외에도 4천여개의 섬이 있다는 우리나라의 섬을 탐사하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대부분 국유지나 공유지이지만 버려두기보단 많이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 입니다. 그렇게 무인도 탐험은 그의 마음 한 가운데 섬이 되어 박혔습니다.




“오늘 저에게 꿈이 뭐냐 묻는다면 섬 하면 딱 떠오르는 사람, 윤승철이 되는 것입니다. 무인도나 외딴 섬을 찾고, 소개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전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앞으로 많은 노력을 할 겁니다. 지켜봐 주세요!”




_  윤승철 소장과의 일문일답 




Q. 먼저 SK하이닉스 블로그 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무인도 섬 테마 연구소 소장 윤승철입니다. 

 


Q. 최연소 극지·막 마라톤 그랜드 슬래머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어요. 이 마라톤은 어떤 경기 인가요? 


정식 명칭은 4 Desert 라고 해요. ‘레이싱 더 플래닛(Racing the Planet)’사가 운영하는 경기로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극한 경기 중 하나입니다. 가장 뜨겁다는 이집트 사하라 사막, 가장 바람이 많이 분다는 중국 고비 사막, 가장 건조하다는 칠레 아타카마 사막 그리고 가장 추운 남극까지 4개의 마라톤 레이스가 있습니다. 4곳 모두 1년 안에 달리면 그랜드 슬램이라는 명예를 얻게 되죠. 2017년까지 이 명예를 얻은 이들은 66명 밖에 되지 않아요. 그만큼 힘든 경기죠. 그랜드 슬램을 이룬 당시 나이가 24살, 만으로는 22살이었는데 운 좋게도 최연소 타이틀까지 갖게 되었습니다. 

 


Q. 극지 마라톤을 도전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사실 처음 시작할 때는 이렇게 되리라고 생각 못했어요. 제가 중학교 때 정강이를 크게 다쳐 친구들처럼 뛰지 못했어요.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거나 장거리 거리를 걸을 수 없었죠. 그땐 ‘할 수 없어’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러다 대학을 문예창작과로 갔어요. 첫 수업에 교수님이 ‘소설을 써와라’라는 과제를 내주셨어요. 무엇을 써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제가 할 수 없는 ‘달리는 사람’에 대해 써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못 뛰는 사람이니깐 소설의 주인공은 잘 뛰는 사람으로 하고 싶었어요. 그러다 찾은 것이 바로 사막 마라톤을 달리는 모습이었죠. 그 모습에 매료되었고, 남산을 조금씩 걷기 시작했어요. 그게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Q. 마라톤이라는 목표가 생기고 나서 경기에 참여하기 까지 쉽지 않은 여정이었을 것 같아요.


체력만큼 중요한 게 비용이었어요. 처음 사하라 사막 마라톤 신청할 때 참가비, 체류비나 항공료 등을 포함해 총 7백만원 정도 들더라고요. 그래서 부모님이 해준 방 보증금을 일부 빼고 모자란 돈은 기업 후원을 받아 참여했습니다. 이후 참여한 총 5번의 마라톤에 들어간 경비만 해도 약 4천만원의 경비가 들었죠. 기업에서의 후원 외에도 2011년 당시 흔하지 않던 클라우드 펀딩을 했어요. 제가 왜 이 마라톤을 이어하는지 설명하고 후원자들에게 줄 수 있는 리워드(보상)을 준비해서 올렸죠. 다행히도 많은 관심을 끌어 약 2천만원이 모아졌어요. 저의 도전을 믿어주는 얼굴 없는 후원자들이 있었다는 것은 감동이었습니다. 

 


Q. 마라톤 그랜드슬램 이후 무인도 섬 여행가로 활동하고 있어요. 어떤 계기였나요?


친구들과 놀면서 전 세계를 돌며 건물 짓는 보드 게임을 했는데 무인도에 갇히게 됐죠. 근데 빨리 빠져 나가야지 하는 생각보다는 편안하고 좋았어요. 그때 불현듯 ‘무인도에 가자!’라는 생각이 스쳤어요. 마라톤 출발선에 섰을 때와 비슷한 두근거림이 생기더라고요. 처음엔 가까운 국내 섬을 가봤어요. 하지만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함부로 물고기를 잡을 수도 없었고, 산림법 위반이라 나무를 꺾어 불을 피울 수도 없었죠. 게다가 공유지라 해경 손에 이끌려 나오기까지 했어요. 제약이 많았죠. 

 


Q. 본격적인 무인도 생활은 어디에서 시작했나요?


필리핀 팔라완이었어요. 처음엔 좋았죠.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불 피우는 것도 너무 어려웠어요. 눈 앞에 바나나가 매달린 나무가 있는데, 올라가지를 못해 굶기도 했죠. 집도 그럴듯하게 지어봤지만 ‘이건 무인도 삶이 아니지’ 하는 생각에 나무에 해먹을 걸쳐두고 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탈출하듯 나왔지만 금새 그 자연이 그리웠습니다.  

 


Q. 그래서 무인도·섬 테마 연구소까지 차리신 건가요?


그렇게 살아남은 무인도 여행기를 SNS에 올리니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어요. ‘다음 달에 또 가니 가고 분들은 그날 공항에서 봅시다’ 하고 댓글에 올렸더니 무려 16명이나 공항에 나타났어요. 그게 ‘이카루스 무인도 탐험대’의 시작이었죠. 벌써 18번이나 다녀왔고요. 이를 계기로 무인도나 섬에서 탐험하고 싶은 분들이 많구나 해서 무인도섬 테마 연구소를 차리게 되었습니다. 

 


Q. 극지 마라톤을 할 때는 완주가 목표였다면, 무인도 섬 여행가로서 어떤 목표가 있나요?


우리나라에도 무려 4,500개 정도 섬이 있다는 것 아세요? 주인이 있는 섬도 있지만 진짜 무인도도 있고 국유지나 공유지인 경우도 있어요. 우리나라의 섬들을 알리고 싶어요. 가서 관광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자연을 많은 분들이 느꼈으면 해요. 그 안에서 본능에 의해서만 행동하는 그렇게 찾는 힐링이 굉장한 에너지가 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Q. 척박한 환경에서 ‘생존’하는 데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아요. 사실 도시생활을 정글 같다고 표현하잖아요. 도시에서의 생존 계획은 없으신가요?


무인도 섬만 간다고 오해하지 마세요. 전 그 어느 섬보다 생존하기 어려운 서울 도시 섬에서 생존하기 위해 하루하루 새로운 목표를 새우고 도전하고 있습니다. 하하!



Q. 마지막으로 목표를 정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20대 청년들에게 에너지를 전할 수 있는 한마디가 있다면요?


막연하지만 목표를 세운다는 것은 중요한 것 같아요. 목표가 있고 단 한발자국 이라도 도전한다면 그 자체가 성공일 것 같아요. 저를 보세요 평생 뛰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10대를 보낸 제가 지금 이렇게 건강하게 달리고 있잖아요. 지금의 저는 그렇게 막연한 꿈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여러분도 파이팅!




걷지 못하던 아이에서 사막을 횡단한 그랜드 슬러머로, 다시 생존을 건 무인도 탐험대 전문가로 윤승철 소장은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그 어느 것 하나 녹록지 않았지만 목표가 있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도전이 오늘을 만들어냈습니다. 윤승철 소장처럼 한계에 부딪히며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다면 보이지 않던 삶의 목표와 행복, 그리고 희망이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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