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과 1 이상의 디지털, 양자 컴퓨터

TECH/IT 트렌드



기상청의 예보만 믿고 우산을 안 가져갔다가 비를 맞은 경험 있으시죠? 보고서나 발표 자료를 작성할 때 정확한 빅데이터를 찾기 힘들었던 경험도 있을 거예요. 이런 오류를 줄이고, 경로를 단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양자 컴퓨터입니다. 양자 컴퓨터는 차세대 첨단 컴퓨터로 정확한 기상 예측과 빅데이터를 비롯해, 미래 경제 분석, 게놈 연구 등 사회 전반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기존 컴퓨터와 어떤 차이점이 있으며, 미래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것을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컴퓨터 VS 양자 컴퓨터





양자 컴퓨터는 더 나눌 수 없는 에너지 최소량 단위인 ‘양자(quantum, 量子)’를 신호 단위로 컴퓨팅이 구현되는 디바이스입니다. 슈퍼컴퓨터로도 천 년이나 걸리는 문제들을 순식간에 풀어버릴 만큼 빠른 연산 속도를 자랑하는 미래형 첨단 컴퓨터죠. 1982년 미국의 이론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에 의해 처음 제안된 양자 컴퓨터는 1985년 IBM에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습니다. 이후 1997년에는 IBM의 아이작 추앙이 2비트 양자 컴퓨터를 처음 만들었으며, 1999년 일본 NEC가 양자 컴퓨터용 고체 회로 소자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현재 양자의 불안정성을 개선하면서 IT 산업을 뒤흔들 만한 잠재력을 내뿜고 있습니다.


양자 컴퓨터는 전자를 양자로 만들거나 초전도 회로를 이용해서 정보를 처리합니다. 양자를 안정적으로 유지시키기는 어렵지만 저항이 0인 회로이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연산이 수행된다는 장점을 갖고 있죠. 이는 앞으로 양자 컴퓨터의 성능이 슈퍼컴퓨터를 능가할 것이라는 주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CPU는 수많은 트랜지스터로 구성되어 있고, 양자 컴퓨터는 초전도 회로로 만들어진다.(출처: 위키디피아)



양자 컴퓨터는 일반적인 컴퓨터와는 다른 구조와 논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컴퓨터는 전압의 차이로 전자의 흐름을 조절해 신호를 구분합니다. 전기적으로 스위치처럼 작동하는 트랜지스터가 이 흐름을 조절해 주는데요. 모든 질문을 예(1)와 아니오(0)의 이분법을 통해 대답하기 때문에 간단한 연산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이에 반해 양자 컴퓨터는 양자 고유의 특성 덕분에 예(1)와 아니오(0) 이상으로 여러 가지 대답이 가능합니다. 이때 모든 경우의 수 연산을 한꺼번에 수행하기 때문에 적은 수의 정보 단위로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것이죠. 

 


▲ 양자 컴퓨터는 병렬적인 연산에서 강점을 보인다. 



양자 컴퓨터는 기존의 컴퓨터가 분석하기 어려운 분야에서 높은 활용도를 가집니다. 한가지 예로 열명의 학생이 열 가지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먹을 때 가장 많은 사람들이 만족하는 상황을 시뮬레이션 하는 상황을 들어볼 텐데요. 이렇게 간단한 문제에서도 기존의 컴퓨터는 무려 360만 가지 경우의 수를 모두 비교해야만 가장 좋은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양자 컴퓨터는 동시에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처리하기 때문에 약 1,900번가량의 비교만으로도 해답을 찾을 수 있는데요. 이런 장점은 시뮬레이션이 필요한 모든 R&D 분야에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특히 이분법적으로 분석하기 어려운 자연현상(기상변화 등)이나 변수가 많은 분자 모델링 시뮬레이션에서 활용 가치가 높습니다. 




큐비트(Qubit), 컴퓨터와는 다른 출발점


양자 컴퓨터가 적은 수의 계산으로도 기존의 컴퓨터와 동일한 결과를 만들 수 있는 이유는 큐비트에 있습니다. 큐비트는 컴퓨터의 비트처럼 정보의 최소단위를 구성하는 양자를 말하는데요. 비트는 0또는 1의 상태만 나타낼 수 있는 반면, 큐비트는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양자 중첩(quantum superposition)’이라고 하는데요. 하나 하나의 큐비트마다 0과 1을 중첩할 수 있기 때문에 4개의 큐비트만 있더라도 16가지의 경우의 수를 한번에 나타낼 수 있습니다. 비트가 16가지의 경우의 수를 나타내기 위해선 16번의 연산이 필요한 것과는 대조적이죠. 

 

 


▲ 큐비트 체계에서는 양자의 스핀을 이용해 신호를 구분한다.



양자 중첩이 가능한 이유는 큐비트의 회전(스핀) 방향에 따른 에너지를 이용해서 신호를 구분하기 때문인데요. 회전축이 아래를 향하는 경우를 0, 위를 향하는 경우를 1이라고 했을 때, 중첩이 된 큐비트들의 회전 축은 수직축에 위치해 있지 않습니다. 덕분에 회전축의 방향은 0의 성분과 1의 성분을 동시에 가질 수 있죠. 큐비트의 수가 늘어 날수록 중첩에 의해 회전 축이 향할 수 있는 방향의 수도 2^n가지로 지수적 증가를 보입니다. 그리고 방향에 따라 큐비트의 에너지가 달라져서 결과적으로 여러가지 에너지 상태를 동시에 나타낼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중첩된 큐비트는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 관찰하려 하면 0또는 1의 값으로 변해버리고 마는데요. 이런 현상은 ‘슈뢰딩거의 고양이(Schrödinger's Cat)’ 문제와 비슷합니다. 상자를 열어보기 전에는 살아있지도, 죽어있지도 않던 고양이의 상태가 상자를 여는 순간 둘 중 하나로 결정되는 것처럼, 큐비트의 값도 중첩된 상태에서 한가지 값으로 정해지는데요. 이 값은 측정할 때마다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복제가 불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진답니다. 


▲ 큐비트의 얽힘 현상은 빛보다 빠르게 일어난다. 



이때 큐비트는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이라는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 얽혀있는 상태의 큐비트는, 어느 한 큐비트의 상태가 결정되면 나머지 큐비트의 상태도 자동으로 결정 되는데요. 이런 종속 현상은 빛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거리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신기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지구의 북극과 남극에 두 고양이를 두고 북극에 있는 고양이의 상태를 확인한다면, 관측 없이도 남극에 있는 고양이의 상태도 알 수 있는 현상입니다. 이를 이용해 큐비트가 어떻게 얽혀있는지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 설계하면 원하는 결과를 분류할 수 있답니다.




궁금하다! 양자컴퓨터의 미래는?



하나. 데이터 분석에 특화된 양자 컴퓨터 – D-wave systems




D-Wave Systems는 1999년에 설립된 세계 최초의 상업용 양자 컴퓨팅 회사인데요. D-Wave사의 양자 컴퓨터는 최적화 시뮬레이션을 해결하는 용도로 개발되었습니다. 시뮬레이션 속도는 기존 컴퓨터보다 1억배나 빠르게 분석된다고 하는데요. 덕분에 대표 모델인 D-Wave 시리즈는 Google, NASA 등의 주요 기관에서 사용 중 입니다. D-Wave는 양자 컴퓨터의 기능을 시뮬레이션에 특화 시켜서 아주 빠른 속도로 큐비트의 수를 늘리고 있는데요. 2002년 최고기술경영자(CTO)의 자리에 있던 조디 로즈 (Geordie Rose)가 양자 컴퓨터의 발전 속도를 무어의 법칙에 빗대어 ‘로즈의 법칙’이라 표현할 정도로, 최적화용 양자 컴퓨팅의 발전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둘. 새로운 의학 패러다임- DNA-SEQ alliance


▲ 분자 정밀 결정학은 양자 컴퓨터의 주요 활용 분야이다.(출처: 위키디피아)



DNA-SEQ사는 암세포 분석과 제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환자 개개인의 암세포 염기서열을 분석해서 환자에게 꼭 맞는 약품을 제공, 고 정밀도의 개인용 의료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작은 단백질 하나 분석 시에도 그 안의 모든 원자와 전자들의 상호작용을 일일이 계산해야 합니다. 이때 양자 컴퓨터를 이용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합니다. 종전 보다 빠른 계산은 임상 시험에 필요한 환자의 수를 줄이고, 약물 개발 비용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왔는데요. 의학 기술로 유전 질병들까지 극복할 수 있는 시대가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셋. 미래 정보 보안을 책임진다 - SKT quantum tech lab 


▲ 양자암호키는 복제가 불가능해 보안성이 매우 뛰어나다. 


IoT와 5G 네트워크 시대에 접어들면서 보안과 해킹의 방지가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는데요. 보안 분야에서는 현재의 공개키 보안체계(RSA)를 대체할 수단으로 양자 정보통신 분야가 연구되고 있습니다. 양자 컴퓨터를 이용하면 패턴을 해킹할 수 없는 순수난수(True random number)나 복제가 불가능한 암호키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인데요. SKT는 2011년부터 분당연구소에 퀀텀테크랩(quantum tech lab)을 운영하며 양자 고유의 특성을 정보통신기술(ICT)에 접목하는 연구를 해왔습니다. 그 결과 기존 양자암호통신 거리였던 약 80 km의 한계를 극복하고, 왕복 112km 구간(분당에서 용인·수원까지)까지 양자암호키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2017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에서는 소형 QRNG(양자 난수 생성기) 칩셋과 양자 전송 시스템을 소개하며 그간의 연구 결과를 입증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QRNG는 양자를 이용해 순수난수를 만드는 기술이고, 양자 전송 시스템은 양자암호키를 변형없이 장거리까지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인데요. SKT는 노키아, IDQ 등의 기업들과 협력하여 내년 초까지 양자 정보통신을 상용화할 계획이라 했습니다. 양자 통신을 통해 해킹 걱정 없는 인터넷 시대에 한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요? 


 


꿈의 컴퓨터라는 별명만큼이나 뛰어난 양자 컴퓨터의 성능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그 비밀은 바로 큐비트만의 독특한 특징에 있었는데요. 양자 컴퓨터는 빠른 속도와 높은 효율성을 무기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며 슈퍼컴퓨터를 뛰어넘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양자 컴퓨터가 가져올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 공유하기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1 ··· 128 129 130 131 132 133 134 135 136 ··· 2326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