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베트남 남부의 매력에 빠지다… 호치민&무이네

TREND/트렌드 Pick!



한때 효도관광의 성지였던 베트남. 최근에는 다낭&호이안이 핫한 여행지로 떠오르며 젊은 층까지 사로잡았는데요. 이번에는 활기 넘치는 경제중심지 ‘호치민’과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한 ‘무이네’를 다녀왔습니다. 도시를 선호하는 분들과 휴양지를 선호하는 분들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자, 그럼 이제 베트남의 남부로 떠나볼까요?




_ “친해지길 바라” 낯선 향, 낯선 풍경… ‘호치민’에서의 첫날

 

▲ 베트남 시내의 도로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 행렬 / 호치민 사이공강변의 모습



여름 휴가를 앞둔 직장인들은 무엇보다 지친 일상을 떠나 휴양지에서 푹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텐데요. 하루하루 정신 없이 보내는 직장인들에게 ‘쉼’이란 어쩌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5시간의 비행 끝에 호치민에 도착한 후 휴식이 필요했는데요. 호치민의 첫 인상은 활기가 넘치는 동시에 매우 혼잡해 보였습니다. 도로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 행렬은 쉴새 없이 경적을 울렸죠. 숫자 0이 가득한 베트남 화폐 ‘동’(dong)은 또 얼마나 혼란스럽게 하던지요. 팁을 드리자면, 대략 환율 계산은 0을 지우고 2로 나누면 된답니다. 예를 들어 50만동은 한화 2만5천원 정도가 되는 것이죠.  


여기서 잠깐, 혹시 이 도시의 이름에 관한 이야기를 아시나요호치민 시의 원래 이름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사이공’이었는데요. 남 베트남의 수도였던 사이공은 1975년 북 베트남에 의해 통일이 되었습니다. 이후 사이공은 베트남의 민족 영웅 호치민의 이름을 따 ‘호치민’으로 이름이 바뀌게 되었고, 현재까지 이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것이죠.


▲ 호치민 벤탄 시장 내부의 노점상


저녁이 되자 슬슬 배가 고파져 호치민 시내로 나가보았는데요. 농업국가인 베트남은 쌀 생산량이 많은 만큼 쌀로 만든 음식이 아주 다양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포’(pho)라 불리는 베트남 쌀국수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음식이죠. 하지만 한국의 쌀국수를 생각하고 오신다면 현지 음식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을 겁니다. 평소 ‘초딩 입맛’인 저 역시 특유의 향을 발산하는 고수가 큰 복병이었는데요. 저처럼 향신료 냄새에 민감한 분들이라면 호치민 거리를 가득 메우는 쌀국수와 볶음밥 냄새에 적응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여행 첫날은 정신 없이 지나갔습니다. 낯선 도시에서 느끼는 약간의 불편함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겠죠? 여행을 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설렘을 주니까요. 




_ 사진 속 어린이 뱃사공을 찾아서… ‘동남아의 젖줄’ 메콩강 투어


▲ 메콩강

 

 

둘째 날, 동남아시아의 젖줄이라 불리는 메콩강을 보기 위해 투어에 참여했습니다. 메콩강은 중국의 티베트부터 미얀마·라오스·타이·캄보디아·베트남을 거쳐 흐르는 동남아 최대의 강인데요. 특히 메콩강을 경계로 세 국가(미얀마, 태국, 라오스)가 국경지대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죠. 양가휘 주연의 영화 <연인>의 한 장면이 되기도 했답니다. 


사실 호치민에 오기로 한 결정적인 이유는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는데요. ‘베트남’하면 넓은 고깔 모양의 전통 모자 ‘논’(non)을 떠올리는 분들 많으시죠? 저 역시 사진 속 논을 쓰고 노를 젓는 어린이 뱃사공의 모습에 깊은 영감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 메콩강에서 나룻배의 노를 젓는 어린이 뱃사공



드디어 메콩강을 건널 시간. 사람들은 삼삼오오 조를 이뤄 나룻배에 몸을 실었습니다. 한 덩치하는 저는 가벼운 사람과 조를 이루고 싶었지만, 제 덩치의 두 배인 프랑스 아저씨와 한 배를 타게 되었죠. 푹 가라앉은 우리 배는 메콩강을 따라 유유히 흘러갔습니다. 다른 배들보다는 느렸지만, 메콩강의 풍경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수많은 나룻배 중 우리가 탄 배만 유일하게 어린이 뱃사공이 노를 저었는데요.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어린이 뱃사공을 만난 반가움도 잠시, 이내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한 장의 사진에 이끌려 오게 된 호치민은 상상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곳이었습니다. 거리를 메운 수많은 오토바이와 북적거리는 사람들 틈에 있노라면 정신이 혼미해지기 일쑤였거든요. 하지만 베트남 특유의 이국적인 풍경과 활기 넘치는 분위기는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호치민을 잠시 벗어나 근교에 위치한 무이네로 가보겠습니다.




_ 사구와 바다가 공존하는 베트남의 숨겨진 보석! ‘무이네’


▲ 무이네와 무이네로 가는 길의 풍경



호치민에서 차로 약 5시간 거리에 위치한 무이네. 사구와 바다가 공존하는 이곳은 호치민과는 또 다른 매력을 뽐내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일출과 일몰은 물론, 사구와 해변에서 ATV를 타고 짜릿한 질주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죠. 무이네는 지역의 특성상 지프차를 빌려 이동해야 했는데요. 저 역시 이날 지프투어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화이트 샌듄(하얀 사구) / 사구의 모래알



그렇게 도착한 화이트 샌듄(하얀 사구)은 탄성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복잡한 시내를 벗어나 탁 트인 풍경을 마주하니, 그간 묵었던 스트레스가 사라지더군요.

 

그런데 지금껏 사막인 줄로만 알았던 이곳은 알고 보니 사구(Sand dune)라고 합니다. 사막처럼 보이지만, 바람에 의해 날아온 모래가 쌓여 생긴 언덕인 것이죠. 저는 곧바로 이 사구의 모래를 몸소 느끼기 위해 신발을 벗어 던졌습니다. 못생긴 발이 콤플렉스였지만, 차마 이 고운 모래들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죠. 작은 모래알들이 발가락 사이사이를 간지르자 모래와 교감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 해 질 무렵의 레드 샌듄(붉은 사구)



이후 일몰을 감상하기 좋다는 레드 샌듄(붉은 사구)으로 이동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레드샌듄의 하늘은 먹구름으로 가득해, 사구의 일몰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돌아가야 했습니다.


무이네에서의 첫날 밤이자 마지막 밤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무시무시한 천둥번개가 쳤습니다. 엄청난 높이의 파도에 호텔이 휩쓸려 내려갈까 봐 덜컥 겁이 날 정도였죠. 벨보이에게 방을 바꿔달라고 부탁했지만, 이런 일이 익숙하다는 듯 시크하게 괜찮다고 말하더군요. 오전에만 해도 전망이 “beautiful”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었는데 말이죠.  역시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닥뜨리는 것 또한 여행 중 하나의 묘미(?)인 것 같습니다.




_ 고요한 어촌 마을 '피싱빌리지', 그곳에서 만난 베트남 꼬마들과의 추억


▲ 피싱빌리지의 아침



다음날, 저는 어촌마을 피싱빌리지(Fishing Village)에 가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서둘렀는데요. 어제 밤과는 달리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고요해진 바다를 보니 기분이 묘해지더군요. 갖고 있던 돈을 모두 털어 도착한 피싱빌리지. 그런데 이게 웬걸? 택시기사님이 내려준 곳은 피싱빌리지라고는 볼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여기가 맞냐고 여쭤보니 “전날 비가 와서 그렇다”며 태연하게 말하던 택시기사님이 너무나 야속했죠. 이른 새벽 바다를 가득 채운 배들과 어촌 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볼 수 없었으니까요. 


▲ 피싱빌리지에서 만난 베트남 꼬마들



피싱빌리지를 코앞에 두고, 생각했던 그림이 나오지 않아 아쉬워하던 찰나, 그 아쉬움을 달래준 건 바로 두 꼬마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저는 우연히 버스정류장에서 학교에 가는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한 친구는 학교에 다니고 있고, 다른 친구는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학교를 갈 수 없었다고 합니다. “우린 태어날 때부터 친구였어요”라며 우정을 과시하는 모습이 매우 귀여웠는데요.


저는 귀여운 두 꼬마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포토프린터로 즉석에서 뽑아 꼬마들에게 선물했습니다. 사진을 처음 본 두 꼬마는 휘둥그레 뜬 눈으로 “왜 이런 걸 주는 거에요?”, “매일 이렇게 사진을 찍으시나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면서 왜 여행 다닐 때만 찍으세요?”라며 호기심 어린 질문들을 쏟아내더군요.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정화됐습니다.


제 카메라의 피사체는 피싱빌리지가 아닌 베트남 꼬마들이었지만, 아쉬움은 없었습니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20분은 아마 잊지 못할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겨질 겁니다.


어렵게 다시 호텔에 도착해 어제는 도전하지 못한 베트남 샌드위치 ‘반미’를 한 조각 베어 물었습니다. “그래, 여행 와서 배탈이 나면 좀 어때!” 입안 가득 퍼지는 고수의 향과 함께 순간 깨달았죠. 내가 한 발짝만 더 다가서면 이곳과 쉽게 친해질 수 있다는 것을요.




생각보다 도시적이던 호치민의 풍경에 당황하기도 했고, 낯선 음식에 적응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날씨의 변수도 있었고요. 저에게는 이 모든 게 도전의 연속이었죠. 하지만 이 순간은 단 한 번뿐이라는 마음으로 다른 문화에 과감히 뛰어들어보는 것, 그것이 여행자의 마음가짐 아닐까요? 도로에 가득 찬 오토바이, 이국적인 고수 향, 메콩강의 어린 뱃사공, 무이네 사구의 황금빛 모래알은 어디에서도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는 것들이니까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 공유하기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1 ··· 153 154 155 156 157 158 159 160 161 ··· 2326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