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유럽으로 떠나고 싶게 만드는 영화: 로스트 인 파리,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로마 위드 러브

TREND/트렌드 Pick!



여름방학과 휴가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어디론가 떠날 준비 하고 계신가요? 큰맘 먹고 유럽여행을 계획하신 분들도 계시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영화로 떠나는 유럽여행! 목적지는 서유럽 투어의 황금 코스라 불리는 파리, 바르셀로나, 로마입니다. 그럼, 비행을 시작해 볼까요?




_ 파리에서 노숙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다 <로스트 인 파리>


 

사랑의 도시 파리. 한여름 센 강변을 따라 걷노라면 이 도시와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죠. 설레는 만남을 기대하면서요. 운명의 남자가 노숙자면 뭐 어때요? 여긴 파리잖아요!


▲ 출처 : 네이버 영화



피오나(피오나 고든)는 캐나다의 아주 추운 지방에 사는 여자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파리에 사는 마르타 이모로부터 편지를 받게 됩니다. 억지로 요양원에 가게 생겼으니 파리로 와서 자신을 구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피오나는 자신의 키만 한 배낭을 메고 비행기에 오릅니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파리에 도착한 피오나. 피오나는 지하철에서 몇 번이나 헤맨 끝에 이모의 집에 도착하는데요. 하지만 이게 웬걸, 이모가 집에 없습니다. 할 수 없이 무거운 배낭을 메고 시내를 배회하던 피오나는 센 강 다리에 서있다 강물에 빠지고 맙니다.


▲ 출처 : 네이버 영화



그리고 강물에 빠지면서 가방을 잃어버려 순식간에 빈털터리가 된 피오나는 무료 식권을 얻어 식당에서 밥을 먹습니다. 그런데 한 노숙자가 춤을 추자며 다가오네요. 피오나는 황당했지만 자신을 잡아 끄는 이 남자와 신나게 스텝을 밟습니다. 그런데 그가 입고 있는 옷과 지갑, 굉장히 낯이 익습니다. 모두 잃어버린 배낭 안에 들어있던 자신의 물건이었던 것이죠. 피오나는 이 남자 돔(도미니크 아벨)을 쫓아갑니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지게 됩니다.

 

배낭을 되찾은 피오나는 돔과 함께 이모를 찾아 나섭니다. 그러던 중 두 사람은 나이 든 댄서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혹시 이모는 아닐지 걱정하며 장례식을 찾아가 보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돔과 피오나는 서로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에펠탑 꼭대기에 올라 파리 시내를 내려다보며 이 감정이 사랑임을 확신합니다. <퐁네프의 연인들>에 이어 또 한 쌍의 파리 노숙자 커플이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 출처 : 네이버 영화



영화 속 피오나와 돔은 찰떡 호흡을 자랑합니다. 때론 만담 콤비처럼, 때론 과장된 슬랩스틱으로 춤추듯 연기해 관객을 미소 짓게 하죠. 알고 보니 두 배우는 영화의 공동 감독이자 실제 부부라고 하네요. 두 사람은 <룸바>(2009), <페어리>(2012) 등 슬랩스틱 코미디 영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감각적인 색채가 돋보이는 <로스트 인 파리>는 동화책을 보듯 기분까지 좋아지게 합니다. 피오나와 돔의 여정을 따라 센 강 주변의 파리를 둘러볼 수도 있고요.

 

돔과 피오나는 과연 마르타 이모를 찾을 수 있을까요? 그 결말은 영화에서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피오나의 이모를 연기한 배우는 <히로시마 내 사랑>(1959)에 출연해 한때 ‘누벨바그의 여신’으로 불렸던 엠마누엘 리바입니다. 그는 <아무르>(2012)에서 병들어 가는 아내 역을 완벽히 소화해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했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리바는 올해 1월 세상을 떠났고, <로스트 인 파리>는 그의 유작이 되었습니다.




_ 바르셀로나에서 발견한 새로운 사랑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다음 목적지는 바르셀로나입니다. 감탄사를 부르는 가우디의 멋진 건축물, 가로수가 늘어선 람블라스 시가지, 세련된 디자인의 간판과 가로등, 지중해를 바라보며 맞는 시원한 바람까지. 바르셀로나만큼 매혹적인 도시도 없을 겁니다. 

 

혹시 영화 제목을 보고 삼류 불륜 영화 같다는 느낌을 받으셨나요? 먼저 이것부터 바로잡고 시작하겠습니다. 영화의 원제는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입니다. 전혀 느끼하거나 이상함이 없죠? 물론 남자 주인공이 조금 느끼하게 생기긴 했습니다만, 원제를 보면 이 영화가 결코 삼류 불륜 영화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 출처 : 네이버 영화



휴가 차 들른 바르셀로나에 푹 빠지게 비키(레베카 홀)와 된 크리스티나(스칼렛 요한슨). 두 여자는 카사밀라, 구엘공원, 펠립 네리 광장, 스페인 광장을 둘러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던 중 매력적인 화가 후안 안토니오(하비에르 바르뎀)를 만나게 되는데요. 여기에 후안의 전처 마리아(페넬로페 크루즈)까지 합세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한 남자와 세 여자 사이의 복잡 미묘한 연애 스토리가 펼쳐집니다.

 

단짝 친구인 비키와 크리스티나의 성격은 완전히 정반대입니다. 비키는 낭만보다는 이성을 중시하는 현실주의자고, 크리스티나는 사랑 앞에 용감한 여성이죠. 대학원생인 비키는 능력 있는 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있는 반면, 아마추어 영화감독인 크리스티나는 자유를 즐기는 솔로입니다.


▲ 출처 : 네이버 영화



후안은 비키와 크리스티나 모두에게 데이트를 청합니다. 비키는 바람둥이라며 거부하지만, 크리스티나는 후안에게 강한 이끌림을 느낍니다. 그리고 크리스티나는 비키가 남자친구와 결혼을 하러 떠난 사이 후안과 동거를 시작하죠. 하지만 비키 역시 매력적인 후안이 자꾸만 눈에 밟힙니다. 그러던 중 비키는 크리스티나로부터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됩니다. 후안에게 동거하는 또 다른 여자가 있다는 것이죠.


▲ 출처 : 네이버 영화



후안의 동거녀는 바로 그의 전처 마리아입니다. 마리아는 자기 내면의 열정을 주체하지 못해 툭하면 집을 나가 방황하기 일쑤인데요. 후안은 거리낌 없이 크리스티나에게 마리아를 소개시켜줍니다. 처음엔 이상했지만 크리스티나 역시 마리아가 꽤 멋져 보여 사랑에 빠집니다. 누가 봐도 요상한 삼각관계입니다. 하지만 두 여자는 한 남자를 두고 다투지도, 질투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함께하길 원하죠.

 

사랑이라는 감정은 꼭 한 사람만을 향해야 할까요? 영화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답합니다. 사회적 규범이 한 사람만을 사랑하도록 억누르고 있다고 보는 것이죠. 사회적 규범을 대표하는 캐릭터가 바로 비키입니다. 반면 자유분방한 크리스티나는 후안과 마리아를 동시에 사랑하게 되는데요. 후안은 마리아, 크리스티나와 동거하면서 마리아와 단둘이 살 땐 몰랐던 평화로운 감정을 만끽합니다. 크리스티나가 후안과 마리아의 위태로웠던 양극 구도를 삼각균형으로 바꿔준 것이죠.

 

소재가 다소 자극적일 수 있으나, 영화는 꽤 지적이고 차분하게 우리를 설득합니다. 적어도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라는 제목처럼 불륜을 소재로 한 자극적인 영화는 아닙니다. 이 영화는 우디 앨런 감독의 유럽 시리즈 중 하나로 2009년 작입니다. 하비에르 바르뎀과 페넬로페 크루즈는 이 영화를 찍으며 사랑을 키워 이듬해 결혼에 골인했다고 하네요.




로마의 그 오페라는 희극일까 비극일까 <로마 위드 러브>

 

 

드디어 마지막 종착지인 로마입니다. 유럽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도시를 꼽으라면 단연 로마가 아닐까요? 오죽하면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줄리아 로버츠는 마음껏 먹기 위해 사표를 내고 이탈리아로 떠났을까요. 게다가 로마는 수천 년의 세월을 간직한 유적들이 즐비해 도시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인 곳이죠. 잘생긴 남자들까지 거리를 활보합니다. 떠나지 않을 이유가 더 남아 있나요?


▲ 출처 : 네이버 영화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 <로마 위드 러브>는 네 가지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첫 번째 에피소드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로마에서 휴가를 보내던 미국인 건축가 존(알렉 볼드윈)은 자신의 젊은 시절을 쏙 빼닮은 건축학도 잭(제시 아이젠버그)을 만나 대화를 나눕니다. 잭은 여자 친구가 있지만 이탈리아에서 새로 만난 모니카(엘렌 페이지)에게 끌리고 있다고 털어놓습니다. 존은 그의 이야기가 자신의 옛날 고민과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존과 잭이 만난 장소는 트라스 테베레, 잭과 모니카가 사랑을 나누는 곳은 보르게세 공원입니다. 또한 이들이 야간 산책을 즐기는 곳은 나보나 광장, 파스타 재료를 구입하는 곳은 캄포 데이 피오리 광장입니다. 이들의 데이트코스를 따라가 보는 재미도 쏠쏠하겠지요?


▲ 출처 : 네이버 영화



두 번째 에피소드는 어느 날 눈 떠보니 스타가 된 평범한 로마 시민 레오폴도(로베르토 베니니)의 이야기이고, 세 번째 에피소드는 갓 결혼한 안토니오가 사라진 신부 밀리를 찾아 로마 골목길을 헤매는 이야기입니다. 안토니오는 우연히 콜걸 안나(페넬로페 크루즈)를 만나 첫날밤을 아내가 아닌 낯선 여자와 보낼 위기(?)에 빠지죠.


▲ 출처 : 네이버 영화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네 번째 에피소드입니다. 미국인 오페라 감독 제리(우디 앨런)는 딸의 약혼자를 만나기 위해 로마행 비행기에 오릅니다. 제리는 장의사로 살아왔다던 예비 사돈 지안카를로(파비오 아르밀리아토)의 노래 솜씨가 수준급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제리는 그를 오페라 무대에 세우면 놀라운 작품이 될 거라고 직감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노래 솜씨가 단지 샤워할 때만 발휘된다는 것이죠. 제리는 이 놀라운 신인 가수를 무대에 세우기 위해 머리를 쥐어짭니다. 과연 지안카를로는 어떻게 무대에 오를 수 있을까요? 영화는 깜짝 놀랄 만한 엔딩을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영화에서 공연되는 오페라는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입니다. 현실과 연극을 구분하지 못하고 아내를 찔러 죽이는 광대의 비극을 담고 있습니다. 광대는 다른 남자에게 아내를 빼앗기고도 무대에 올라 웃어야 하는 자신의 삶을 노래하며 절규합니다. “의상을 입어라!”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울려 퍼지는 아리아가 바로 이 아리아죠.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밝은 코미디인데 이 오페라가 나오는 장면만큼은 꽤 슬픕니다.

 

사실 오페라 가수가 되는 장의사를 연기한 파비오 아르밀리아토는 배우가 아닙니다. 그는 실제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테너이죠. 풍부한 성량을 뽐내며 노래하는 파비오 아르밀리아토, 알고 보니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 1등 공신이었네요.



 

파리, 바르셀로나, 로마로의 가상 여행 즐거우셨나요? 마지막으로 팁을 하나 드릴게요. 파리로 가신다면 센 강변을 따라 걷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왜 예술가들이 그토록 그 도시를 사랑하게 되는지 느낄 수 있으니까요. 바르셀로나로 가신다면 비키와 후안이 보던 클래식 기타 공연을 놓치지 마세요. 철벽같던 비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정도로 로맨틱하니까요. 혹시 로마로 가신다면 구슬픈 오페라 ‘팔리아치’를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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