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빛나는 오늘을 살기 위해 떠나는 안시내 작가의 여행이야기

STORY/Passion 피플



‘이제 여름이구나, 여행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던 6월의 어느 날 서울시립대학교에 왔습니다. 25살 나이에 2권의 책을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기부와 공유를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안시내작가가 궁금했거든요. 긍정과 도전의 에너지가 가득한 범상치 않은 그녀. 안시내 작가를 만나 그녀의 여행 이야기를 들어보려 합니다.


 


_ Episode 1. 소녀, 여행을 떠나다



“안녕하세요. 우리 학교 카페 좋죠?” 하며 단발머리 소녀가 다가왔습니다. 141일간 나 홀로 배낭여행을 갔다 왔을 것이라 생각이 들지 않는 아담한 모습이었습니다. 국내 못지 않게 해외여행도 편해진 요즘, 안시내 작가는 왜 긴 시간 동안 남들이 잘 가지 않는 코스로 힘들게 다녀왔던 것일까요?




“여행은 오랜 바람이었어요. 여행 가기 전 저는 자존감도 낮았고 행복하단 생각도 못했어요. 그래서 무작정 ‘가장 예쁘다는 20대에 딱 1년만 하고 싶은 것을 하자, 여행을 가자’는 목표를 세우고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았어요.”


안작가는 불우하진 않았지만 불행한 10대를 보냈다고 웃으면서 이야기합니다. 친구들과는 조금 다른 가정환경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불행하다는 생각으로 10대를 보냈고, 스무 살이 되어 진학한 대학도 기대했던 곳이 아니어서 실망으로 20대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가장 예쁜 나이라는 20대에 딱 1년만 진짜 행복하게 살자는 결심을 했습니다. 목표가 생긴 후 하루하루가 달라졌습니다. 여행을 목표로 바로 휴학을 했습니다. 주 중에는 은행과 카페에서, 주말에는 베이비 시터를 하면서 꼬박 1년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경비를 제법 모을 수 있었습니다. 최대한 오래 여행하고 싶은 마음에 편도로 끊은 비행기표와 첫날 숙소만 정해 놓았죠. 떠날 날 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떠나기 직전 엄마 갑상선에 병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제가 모은 여행 경비에서 딱 반을 엄마 수술비로 드리고 떠났어요. 엄마와 함께 있을까 했지만 여행을 포기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그냥 떠났어요. 원래 이렇게 적극적인 사람이 아니었는데 그땐 그냥 저질렀어요.”




불편한 마음을 안고 배낭여행을 떠난 안시내 작가. 141일의 여행 기간 동안 최고의 여행지로 꼽는 곳은 ‘인도’라고 합니다. 인도에 도착하자마자 그날 잘 곳을 걱정해야 했고, 먹을 것을 구해야 했으며, 거리에서 밤을 보내기도 부지기수였습니다. 하지만 그녀 눈에 보인 거리의 아이들, 구걸을 하면서도 웃는 아이들을 보면서 한국에서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인도에는 구걸을 하고, 공부도 못하고 찢어진 옷을 입고 있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뛰어 노는 아이들이 많았어요. 아이들과 있으면서 제가 가진 고민이 ‘티클’보다 작다는 것을 알았죠. 그러면서 한국에서의 저를 반성했어요. 제 스스로 치유도 됐고요. 인도에서 제가 밝아지고 여유로워져 기억이 많이 남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럴까요? 좋은 곳 멋진 건물도 좋았지만 이렇게 길 위 사람들을 만나며 그녀도 조금씩 변했습니다. 인도를 지나 모로코-스페인-프랑스-이탈리아-이집트-태국 등 8개국으로 이어진 141일간의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담긴 그녀의 여행기를 일기처럼 SNS에 고스란히 남겼습니다. 등단하셨던 어머니 덕에 글 솜씨는 타고났는지 그녀의 SNS 여행기는 금세 인기 포스트가 되었습니다. 그녀가 올린 글을 보며 사람들은 떠날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그녀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기도 했죠.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자극할 수 있는 자극제 역할로 소개되어 SNS 스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남긴 여행의 기록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습니다.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이라는 그녀다운 제목으로, 지구가 아닌 그녀 인생을 정복한 기념으로… 




_ Episode 2. 우리를 위한 여행을 만들다.



첫 번째 여행기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 정복>이 10쇄를 찍을 만큼 인기를 끌면서 안시내 작가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이제 여행을 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책을 냈고 베스트셀러가 되다니, 전 운이 좋았어요. 무엇보다 여행을 통해 제 마음 속의 짐을 내려놓은 만큼 여행지에서 만났던 어린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


‘우리를 위한 여행’ 그녀의 두 번째 여행 프로젝트입니다. 첫 번째 여행에서 만난 여행자 친구들이 모두 아프리카로 떠났다고 합니다. 그 얘기를 들은 후 그녀에게는 ‘아프리카’라는 작은 목표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다음 여행지를 무작정 아프리카로 정하고 티켓팅부터 시작했습니다. 




“제 책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 정복>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여행경비를 모으는 것은 어렵지 않았어요. 이제는 저만을 위한 여행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한 여행을 가야겠다 생각했죠. 다음 여행지를 아프리카로 정하면서 클라우드 펀딩을 알아봤어요. 제가 그때 한참 공정여행에 대해 책을 읽고 있었거든요.


공정여행은 여행지의 환경을 해치지 않으면서 현지인에게 도움이 되는 여행입니다. 이에 착안해 안작가는 ‘클라우드 펀딩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그녀가 계획한 클라우딩 펀딩은 여행자금을 클라우드 펀딩으로 모으고, 모은 만큼 그녀가 여행지에 기부하는 형식입니다. 여행기에 대한 출판계약도 이미 되어있던 터라 출판사와 함께 어렵지 않게 펀딩을 시작했습니다.




“여러 사람의 마음을 모은 만큼 책임감도 있었어요. 여행 경비 걱정은 없었지만 풍족한 여행은 제 여행이 아니에요. 저는 여전히 길에서 사람을 만나고 그 안에서 성장하는 여행을 하고 싶었죠. 천 원, 이천 원하는 호스텔이나 그도 안되면 길에서 잠을 청하기도 하고, 정말 위험한 지역에서는 베개 밑에 칼을 부여잡고 잠이 들기도 했습니다. 짐을 잃어버린 것도 수 차례였죠. 반면 저를 무조건적으로 도와주는 분도 많았고, 제가 도움이 되기도 했어요.


▲아프리카 여행에서의 일상을 담은 안시내 작가의 SNS (출처: 안시내 작가 인스타그램



킬리만자로의 일출, 치타와의 한 컷, 학교를 방문해서 아이들과 함께 등 이 아프리카 여행기 또한 ‘아프리카 사진일기’라는 이름으로 그녀의 SNS에 남겨두었는데요. 안시내 작가는 보통의 여행 SNS에 비해 사람들과 찍은 사진이 유독 많습니다. 그녀는 여행지에서 만나 친구들 사진을 찍으며 여행을 기록하는 것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카메라를 맡기기 일수인데 이처럼 서슴없이 친근하게 다가오는 그녀에게 친구들도 금세 벽이 허물어 지겠죠. 고스란히 사진에 담기고요. 이처럼 다른 여행기와 달리 ‘사람이야기’가 있어 그녀의 SNS가 큰 공감을 얻게 된 것은 아닐까 합니다. 




그녀의 2달간의 아프리카 여행을 했고 그 이야기를 담은 책 <우리는 지구별 어디쯤>가 5쇄가 판매되고 있는 지금까지도 인세 전액이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잠비아 루프완야마에 기부되고 있다고 합니다. 




_ Episode 3. 여행으로 마음도 배달합니다.



“여행을 하기 위해 휴학을 했고, 이젠 자퇴를 준비하고 있어요.”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해졌기에 학교 안에만 머물고 싶지 않다는 당찬 안시내작가, 이제 나눔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출판사와 진행했던 클라우드 펀딩 외에도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는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여행의 배달’입니다. 


‘여행의 배달’은 중국에 거주했던 오빠에게 없는 형편에 마음만이라도 소중히 담아 보낸 소포에 대한 기억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멀리 있어 만날 수 없는 지인에게 사연과 물건을 안시내작가가 직접 전달해주는 프로젝트인데요. 스토리펀딩을 통해 탄자니아의 한글학교, 브루나이의 신혼부부, 스페인의 은인 등 세 가지 사연을 받았습니다. 그 중 SNS를 통한 투표로 가장 많은 호응을 얻은 첫 번째 배달지로 탄자니아가 결정되었답니다. 




또 22살의 그녀처럼 망설이는 친구들과 함께 여행 가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볍게는 국내여행부터 시작해, 시베리아 횡단열차까지 친구들에게 여행의 재미를 흠뻑 전파하는 중이랍니다.  


 “이런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여행 관련 강연이나 책을 쓰는 이유는 사실 ’여행을 떠나!’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에요. 저도 다른 친구들처럼 망설임이 많은 그저 평범한 20대 아이였습니다. 여행을 통해 저를 극복할 수 있었고 삶에 대해 도전할 수 있게 되었으니 누구나 그러한 계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에요.” 




올해 목표가 결혼이라는 안작가는 그녀답게(?) 얼마 전 공개적인 선을 보기도 했습니다. 생각을 하면 일단 실천을 하고 봅니다. 최근 유튜브로 소통을 시작하기도 했는데 ‘남친 없음’을 강조하니 아침저녁으로 고백을 받고 있다고도 하고요.


22살의 소녀 안시내는 현실에 이끌려 다닌 소녀였다면, 25살의 안시내는 현재를 즐기는 프런티어(frontier)가 되어있습니다. 그녀의 말처럼 단지 ‘여행’이 그녀를 변화시킨 것이 아니라 결정하고,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과정’에서 오늘의 빛나는 그녀가 된 것은 아닐까요?




_  안시내작가와의 일문일답 




Q. 안녕하세요. 작가님. SK 하이닉스 블로그 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여행 크리에이터이자 조만간 제 세 번째 여행 책이 나올 예정인 여행작가 안시내입니다. 

 


Q. 작가님에게 여행이란 어떤 것인지가 가장 궁금합니다.


처음 떠날 때 여행은 제겐 ‘치유’였어요. 그리고 나서는 여행은 매 순간 다른 ‘행복’을 일깨워주는 것입니다.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덕분에 저는 치유가 되었고, 행복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계속 여행을 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Q. 첫 여행을 141일간 하셨는데, 학생이긴 하지만 돌아왔을 때 학업이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두려움은 없으셨어요?


사실은 돌아올 때의 계획을 세울 만큼 여유가 있지 않았어요. 엄마 혼자 저를 키워 대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경제적 지원이 전혀 없었거든요. 등록금 조차요. 또, 오빠의 성이 다르다는 것도 제 10대에는 큰 상처였어요. 20대가 되고 대학에 입학해서도 행복한 것이 없었죠. 그래서 ‘돌아오지 않아도 좋아’라는 마음으로 떠난 것이기에 돌아온 이후의 두려움은 없었어요. 

 


Q. 그렇게 시작된 여행이지만 책까지 내셨네요. 베스트 셀러도 되었고요.


그전에는 다른 친구들처럼 평범하게 SNS를 했어요. 다만 여행 갈 때 ‘1년간 행복해지자’와 SNS로 여행기를 남겨보자’고 마음을 먹었어요. 어릴 때 엄마와 1일 1글쓰기를 열심히 했어요. 또 제가 미술을 전공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제 감정을 표현하는데 익숙하죠. 그 덕분인지 운이 좋게도 제 여행기를 많은 분들이 공감해 줬고 돌아오자마자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서 책까지 출판하게 되었죠.

 


Q. SNS를 보니 사진을 굉장히 잘 찍으시던데 비법이 있으세요?


사실 카메라도 평범하고 특별히 신경 쓴 것은 아니에요. 그냥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을 남기고 싶었어요. 지나가는 사람을 잡고 찍어달라기도 하고, 그도 여의치 않으면 타이머를 이용해 찍기도 했죠. 사진이 좋은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사람들 때문에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Q. 두 번째 여행은 클라우드 펀딩으로 기획하셨던데요? 어떤 이유로 클라우드 펀딩 여행을 떠나게 되셨나요? 


사전에 출판사와 여행기를 계약을 하고 떠난 것이기에 경비 걱정은 없었지만 당시 공정여행에 관심이 많아서 이를 접목한 클라우드 펀딩을 기획했어요. 펀딩 받은 경비로 여행을 다녀왔고, 약속대로 아프리카 여행기를 묶은 책 <우리는 지구별 어디쯤>이 현재 5쇄가 나가고 있는데 이 인세 전액이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전액 잠비아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여러 사람의 마음이 모인 여행이라 특별했고 더 의미 있었던 것 같아요. 

 


Q. 여행을 통해 작가님의 삶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네. 한마디로 개인적이고 부정적이었던 제가 공유와 공감을 생각하는 긍정의 아이콘으로 바뀌었죠. 또 앞으로 자퇴도 해야 하고, 동화책도 쓰고 더 많은 친구들과 여행을 가고 싶어요. 하고 싶은 것이 많아졌다는 것이 가장 달라진 점인 것 같아요. 제가 결핍이 있었기에 느낀 것이 많았던 것 같아요. 여행에 대한 강연도 하고 책도 쓰고 있긴 하지만 사실 전 저를 찾은 방법을 알려드릴 뿐이에요. 전 여행이었지만 다른 분들은 다른 방법으로 찾으시겠죠. 

 


Q.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요?


이젠 일로도 여행을 많이 가게 되어 경비 부담 걱정이 없는 것은 사실이에요. 그런데 돈도 너무 많이 버는 것보다 먹고 살 만큼만 벌고 싶어요. 돈이 싫은 것이 아니라 돈에 연연하는 것이 싫어서요. 그냥 아침에 눈뜨면 딱하고 싶은 것을 하는 지금이 행복합니다. 아마 5년 뒤 10년 뒤에도 결혼해서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거나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을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요. 얼마 전엔 결혼하려고 선도 봤다니까요!! 앞으로도 전 이렇게 저의 도전과 긍정의 에너지를 많은 분들께 전달해 드리고 싶어요. 

 


Q. SK 하이닉스 블로그 독자들을 위해, 여행을 망설이는 친구들을 위해 한마디 해주세요.


떠나고 싶다면 어디든 티켓팅부터 하세요. 취소하지 말고 무조건 떠나세요. 하고 싶은일을 하고 있다는 것은 좋은 거예요. 여행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뭐든 하고 싶을 때 해야 합니다. 그것이 여러분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는 아무도 몰라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훨씬 더 행복해지고 성장해 있을 거예요. 




행복해지고 싶다는 목표로 달랑 편도 항공권만 가지고 여행을 떠난 안시내 작가. 그녀의 여행은 치유 여행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새로운 여행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인터뷰 내내 이야기를 들으며 긍정과 도전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번쯤 그녀처럼 망설이지 말고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안시내 작가처럼 삶의 또 다른 가치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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