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20대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책 추천 이명수 <내 마음이 지옥일 때>, 임하영 <학교는 하루도 다니지 않았지만>, 야스다 다카오 <돈키호테 CEO>

TREND/트렌드 Pick!

 


내 마음이 한겨울이라면, 바깥의 계절 변화가 다 무슨 소용일까요. 내 마음에는 지금 풀 한 포기 자라지 못하는데요. 외부 환경은 늘 바뀌기 마련입니다. 내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지요. 하지만 내 마음은 내가 어떻게든 바꿔볼 수 있습니다. 쉽지 않아도, 불가능하지도 않지요. 그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우리 모두가 찬바람 쌩쌩 부는 내 마음의 겨울과 작별하고 화창한 봄을 맞이할 수 있는 세 권의 책을 소개할까 합니다.




_ 내 마음의 봄맞이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이성부 시인이 쓴 「봄」이라는 시의 첫 구절입니다. 시인의 말대로 어차피 봄은 올 것입니다. 기다리지 않아도, 심지어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조차 말이지요. 그렇지만 내 마음의 봄, 그것의 도래는 자기 자신의 노력으로 조금 더 앞당겨볼 수 있을 겁니다. 시련의 나날이 너무 길면, 우리의 삶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피폐해지고 마니까요.




하나. 시로 맞이하기 : <내 마음이 지옥일 때> 이명수


▲ 내 마음이 지옥일 때 (해냄출판사, 2017) 출처 : 네이버북스



마음이 힘들 때, 그러니까 마음이 지옥 같을 때, 시를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심리기획자 이명수 작가가 쓴 <내 마음이 지옥일 때>라는 책입니다. 책에 ‘영감자’라고 적혀 있는 이명수 작가의 아내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유명한 정혜신 작가인데요. 이명수 작가는 아내와 함께 심적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해왔습니다. 


그들의 활동은 우리 사회 고통의 현장과 맞닿아 있는데요.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심리치유공간 ‘와락’과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를 보듬기 위한 ‘치유공간 이웃’이 그런 심리 기획과 심리 치유의 실제 사례들입니다.


‘치유공간 이웃’에서 이명수 작가는 ‘생일 모임’이라는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킵니다. 생일 모임은 세월호에서 돌아오지 못한 학생들 생일에 맞춰, 시인이 그 아이의 목소리로 시를 쓰고 같이 낭독하는 시간이었는데요. 많은 시인이 이명수 작가가 기획한 생일 모임에 참여해 시를 통한 교감과 치유에 나섰습니다. 


2015년 12월에 출간된 <엄마. 나야.>는 그 생일 모임의 기록물입니다. 이처럼 시의 힘을 마음의 치유로 이끈 이명수 작가가 여든 두 편의 시를 골라 소개하고, 거기에 마음을 다독이기 위한 메시지를 덧붙인 책이 <내 마음이 지옥일 때>입니다. 이 책은 ‘자꾸 무릎 꿇게 될 때’, ‘낭떠러지 같은 이별 앞에서’, ‘세상에서 나만 고립되었다고 느낄 때’ 등 삶에서 맞닥뜨리는 힘겨운 순간에 필요한 시를 들려줍니다. 


“시는 그 자체로 부작용 없는 치유제”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예컨대 그는 “밤새 조용히 신음하는 어깨여 / 시고 매운 세월이 얼마나 길었으면 / 약 바르지 못한 온몸의 피멍을 / 이불만 덮은 채로 참아내는가.”라는 시구가 나오는 마종기 시인의 시 <꿈꾸는 당신>을 읽고 이렇게 덧붙입니다. 


“밤새 신음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약 바르지 못한 온몸의 피멍을 이불만 덮은 채로 참아내는’ 사람이 

너무 많이 생각나더군요. 

그렇게 길고 시고 매운 세월을 어떻게 견뎠을까. 

당신, 참 대단하세요. 

하지만 이제부턴 괜히 견디지 마세요. 그럴 필요 없어요.”


누군가 이렇게 따뜻하게 말해준다면, 지옥 같았던 마음도 어느새 달라져 있을 겁니다.




둘. 독립적으로 맞이하기 : <학교는 하루도 다니지 않았지만> 임하영


▲ 학교는 하루도 다니지 않았지만 (천녀의 상상, 2017) 출처 : 네이버 북스



진정한 봄을 맞이 하기 위해 담대한 포부를 갖고, 이를 실행함으로써 마음을 새롭게 환기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것은 우리를 지켜주는 동시에, 속박하는 울타리를 벗어나 스스로 길을 개척하는 사람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데요. 그들은 남이 뭐라고 하든 본인만의 목표를 확고히 정합니다. 그리고 그곳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 나가지요. 저도 그러고 싶지만 바람대로 잘 되진 않는 것 같네요. 저는 예상했던 것보다 학교를 오래 다니고 있습니다. 


1990년대에 초등학교에 들어가, 지금은 대학원에서 국문학 박사과정 마지막 학기를 밟고 있으니까, 20년 넘게 학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학교에 오래 다니면 더 똑똑해질 줄 알았는데요. 제 경우를 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 ‘학교는 하루도 다니지 않았지만’, 학교를 오래 다닌 저보다 똑똑한 청년이 있습니다. 올해 스무 살이 된 ‘임하영’ 작가입니다. 그는 여섯 살 때 유치원을 그만둔 뒤로, 한 번도 학교에 다닌 적이 없습니다. 대신 2003년부터 홈스쿨링을 시작했지요. 그 후 임하영 작가는 공교육이 요구하는 틀에 박힌 공부와는 다른, 자기만의 공부를 해오고 있습니다. 


그는 매일 도서관에서 다양한 책을 읽으며, 하워드 진 ‧ 노엄 촘스키 ‧ 홍세화 ‧ 박노자 등 책 속의 여러 스승에게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열다섯 살 때부터는 사회 문제에 대한 비판적 글을 쓰는 등 집필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지요. 그런 임하영 작가의 삶은 그가 직접 쓴 에세이 <학교는 하루도 다니지 않았지만>에 자세히 담겨 있습니다. 그는 공부와 배움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때로는 책을 읽고, 때로는 여행을 떠나고, 때로는 사람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발견했습니다. 학교 밖에서도, 혼자서도, 조금 다른 방식으로도, 

얼마든지 배우며 공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요.”


임하영 작가는 일찌감치 자신만의 봄을 찾은 듯합니다. 




셋. 쟁취하여 맞이하기 : <돈키호테 CEO> 야스다 다카오, 김진연 옮김


▲ 돈키호테 CEO (오씨이오, 2017) 출처 : 네이버 북스



여기 그런 사람이 또 있습니다. 그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먼저 일본 내 350여개 매장이 있는 ‘돈키호테’라는 이름의 유통 기업을 언급해야겠네요. 저도 일본 여행을 갔을 때 돈키호테에 들러본 적이 있었는데요. 별의별 물건이 다 있는데다, 싼 가격에, 밤늦은 시간까지 문을 열어서 돈키호테는 늘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돈키호테는 1989년 1호점을 낸 후, 27년 연속으로 매출과 이익이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하는데요. 작년 통계를 보면, 매출은 8조 3천억 원, 영업이익은 4700억 원으로 7년 연속 최고 수익을 갱신했습니다. 


이와 같이 돈키호테를 만들고 성장시킨 야스다 다카오가 자신의 실패담과 성공기를 적은 책이 <돈키호테 CEO>입니다. 실패담과 성공기라는 말에서 짐작이 되지만, 저자가 처음부터 성공가도를 달린 것은 아닙니다. 대학 졸업 후에 그가 취직한 번듯한 회사는 1년도 안 돼 도산해버립니다. 그 뒤 야스다 다카오는 막노동으로 생계를 꾸리고 마작으로 시간을 보내며, 절망적인 삶을 살게 되지요.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고 결심한 그가 우여곡절 끝에 창업한 돈키호테 1호점도 여러 난관에 봉착합니다.


매상은 기대에 못 미쳤고, 직원들도 자꾸 가게를 그만두는 데다, 돈키호테 매장 자체를 반대하는 시위도 일어났기 때문이지요. 저자는 자신의 삶, 곧 돈키호테의 역사가 그런 고난과 극복의 되풀이 과정이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돈키호테를 지켜내겠다는 집념에서

사람들이 ‘정상’이라고 여기는 범위를 벗어난 투지가 생겨났고,

누구도 상상치 못했던 새로운 시선과 아이디어가 싹텄다.”

 

당대 사람들이 미치광이라고 여겼던 세르반테스의 소설 주인공 ‘돈키호테’처럼, 저자는 전혀 다른 발상으로 위기를 해결하고 자신만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 나갑니다. 그에 따르면, 그 핵심은 담당 직원들에게 권한을 주고, 자신은 간섭하지 않는 ‘권한위양’에 있습니다. 신뢰를 바탕에 둔 권한위양은 직원들에게 일에 대한 커다란 열정을 불어넣었고, 덕분에 매장은 활기차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었습니다. 야스다 다카오는 경영자로서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고요. 


그의 방법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자의 말처럼, “세상에 되는 일이라곤 없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운 이들”에게 이 책은 용기를 줍니다. 다른 사람들이 미쳤다고 손가락질해도 나는 그 길을 가겠다는 돈키호테식의 마음가짐이야말로,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는 중요한 교훈입니다. 




“너를 보면 눈부셔 /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맨 앞에 인용한 <봄>이라는 시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너’라고 불리는 봄이 왔다는 감격에 나는 일어날 수도 없고, 목소리도 안 나올 만큼 가슴이 벅차올라 그저 봄을 꽉 안아줄 수밖에 없습니다. 봄이 ‘먼 데서, 어렵게 이기고 돌아’온 소중한 존재라서 그렇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내 마음이 지옥일 때>,<학교는 하루도 다니지 않았지만>, <돈키호테 CEO>는 우리도 마음의 봄을 이렇게 맞아야 함을 말해줍니다. 여러분의 삶에도 가슴 벅차 오르는 봄을 맞이하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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